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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박재범은 고개를 숙였다. W코리아는 언제까지 침묵을 지킬까.
패션 매거진 W코리아는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 호텔에서 제20회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러브 유어 W 2025' 자선행사를 개최했다. 이 캠페인은 W코리아가 2005년부터 해마다 주최해 온 행사로, 지난 20년간 약 10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정점은 박재범의 축하공연이었다. 박재범은 다리 부상으로 목발을 짚은 채 무대에 올라 '몸매'를 열정했다. 부상을 당한 상태에서도 공연에 최선을 다한 그의 프로정신은 칭찬할 만 했지만, 선곡이 에러였다. '몸매'는 여성의 신체에 대한 찬양가다. '니 가슴에 달려있는 자매 쌍둥이 둥이'라는 등의 노골적인 가사가 포함돼 19금 판정을 받았다. 그런 곡을 유방암 관련 행사에서 불렀다는 것에 네티즌들은 물론, 유방암 환우들도 불쾌감을 표했다.
결국 박재범은 "정식 유방암 캠페인 이벤트가 끝난 상태라 파티와 공연은 현장에 있는 분들을 위한 걸로 이해해서 평소처럼 공연을 했다. 암 환자분들 중 제 공연을 보시고 불쾌했거나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 건강하시길 바란다. 파이팅. 부상에도 무페이로 공연 열심히 했다. 좋은 마음을 악용하지 말아달라"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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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박재범의 선곡은 적절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경솔함은 박재범만의 문제가 아니다. 행사 주최 측인 W코리아에서 미리 문제를 인지하고 다른 선곡을 요청했어야 했다.
그러나 W코리아 측은 "다친 다리로 무대에 서는 것이 괜찮을까 걱정했던 에디터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시작과 동시에 온 공간을 그야말로 찢었던 박재범의 공연을 감상하세요"라며 홍보에 나섰다. 그리고 부적절한 행위라는 지적이 나오자 20분 만에 영상을 돌연 삭제했다.
영상을 삭제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불쾌감을 준 공연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 또한 없었다. 오직 "답변 불가"라는 답만 나왔을 뿐이다.
어쨌든 행사에 대한 모든 책임은 주최 측에 있다. 그럼에도 박재범을 비롯해 이벤트에 참석한 연예인들 뒤에 숨어 침묵을 지키는 W코리아의 행보에 더욱 큰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