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구교환이 지난 달 19일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청정원 단편영화상 시상자로 나서며 남긴 깊은 인상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구교환은 14일 정재형의 유튜브 채널 '요정 재형'의 '시상 멘트는 대본이였니 애드립이였니!? .. 또 소정이는 누구니?'라는 제목의 영상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구교환은 청룡영화상 당시 시상 멘트에 대해 "절반은 준비해 간 거고, 절반은 현장 분위기에서 나온 말"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화려한 무대 위 여유로운 모습과 달리, "지금도 그런 자리에 서면 많이 떨린다. 그래도 용기 내서 재밌게 해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관객과 동료들이 기억하는 건 무대 위 능청스러운 태도지만, 그 이면에는 "어색함을 애써 넘기려는 수줍은 성격"이 있었다는 셈이다.
이어 정재형은 "그럼, 소정이는 대체 누구냐"고 물었다. 이에 구교환은 먼저 자신이 사랑하는 영화 '첨밀밀'을 꺼냈다. 그는 "'첨밀밀'에서 여명이 중국에 있는 아내를 부를 때 쓰는 이름이 '소정'"이다. 편지와 내레이션 속에서 반복되는 그 호명에 오랫동안 마음이 남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명이 계속 '소정아, 소정아' 하고 부른다.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언젠가 나도 그런 이름을 써보고 싶었다"며 "특정 실존 인물을 말하는 게 아니다. 우리 세계 어디에나 있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의 이름 같았다"고 말했다.
구교환은 '소정이'가 앞으로도 자신의 세계관 안에서 계속 등장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작업을 계속하다 보면, 소정이는 여러 명일 것 같다. 작품 속 인물들, 혹은 관객 각자에게도 소정이가 있을 테니까"라고 전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