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원하던 그 뮤지컬'…'킹키부츠' 그랜드피날레 개막→아찔한 킬힐의 매력 느껴봐 [고재완의 컬처&]

기사입력 2025-12-18 08:27


'우리가 원하던 그 뮤지컬'…'킹키부츠' 그랜드피날레 개막→아찔한 킬힐의…
뮤지컬 '킹키부츠' '찰리' 역 김호영, 이재환, 신재범과 '롤라' 역 서경수, 백형훈, 강홍석.(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사진=CJ ENM
[고재완의 컬처&] 뮤지컬 '킹키부츠'(제작 CJ ENM) 서울 공연이 지난 17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그랜드 피날레의 막을 올렸다. 지난해 10주년 공연에 이어 1년만에 돌아온 '킹키부츠'는 그간 쌓아온 초고밀도 퍼포먼스와 한층 공고해진 무대 장악력을 집약해 '올 타임 레전드 쇼뮤지컬'이라는 레전드 명성에 걸맞은 고함량 퍼포먼스와 압도적 에너지를 선사하는 중이다.

CJ ENM의 대표적인 글로벌 공동 프로듀싱 뮤지컬이자 올해 30주년 선정작으로 이름을 올린 '킹키부츠'는 영국 노샘프턴의 한 구두 공장이 경영 위기에 직면하던 시기, 특별한 부츠를 제작해 유일하게 살아남은 구두공장의 실제 성공 스토리를 각색한 작품이다. 이번 시즌은 이례적으로 지방 공연을 먼저 시작해 전국 곳곳에서 '킹키부츠'의 매력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렇게 열광적인 반응이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킹키부츠'만의 아이코닉한 매력들이 십분 발현되며 무대를 가득 채웠기 때문이다. 한 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중독성 강한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음악,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본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눈부신 의상과 아찔한 킬힐 그리고 마음을 깊이 울리는 감동과 유쾌함을 가득 담은 재치 있는 스토리를 품은 연출은 관객들을 작품 속으로 온전히 몰입하도록 돕는다. 특히 '애브리바디 세이 예' 장면에서는 모든 배우들이 완벽한 호흡으로 무대를 장악하며, 실제 신발 공장을 연상시키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고난도의 복합 안무를 선보인다.

매 공연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의 열정적인 활약 역시 결코 빼놓을 수 없다. 먼저, 아버지로부터 폐업 위기의 구두 공장을 물려받은 초보 사장 찰리 역의 김호영, 이재환, 신재범은 각자만의 해석을 녹여 발군의 실력으로 찰리의 도전과 성장을 그려낸다. 김호영은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는 베테랑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여러 시즌에 참여했음에도 익숙함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캐릭터와 작품을 새롭게 연구하며 디테일에 디테일을 더해 찰리를 정교하게 그려낸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호이 찰리는 늘 새롭고 설득력이 강하다며 관객들이 그에게 한결같은 신뢰를 보내는 이유다. '뉴' 찰리로 합류한 이재환은 타고난 재능에 노력까지 더해진 '노력형 천재'로 불리는 만큼, 오디션 당시 남다른 열정으로 임해 간절히 원하던 배역을 거머쥐었다. 이후 연습에 매진하며 '쟌찰리'를 완성했다. 이렇듯 도전과 성장을 담은 찰리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그의 모습은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으며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신재범 역시 흔들림 없는 집중력과 담백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호소력으로 뜨거운 호평을 이어간다. 타고난 딕션과 깊이 있는 음색, 풍부한 표현력이 담긴 가창력으로 총기 어린 눈빛과 현실의 벽에 부딪혀 흔들리는 책임감과 두려움까지 생생하게 전달한다. 처음 '찰리' 역을 맡았을 당시 '찰리의 정석'이라 불렸던 그는 이번 시즌 견고한 기반 위에 더욱 짙어진 감정의 결을 더해 진한 여운을 안길 예정이다.


'우리가 원하던 그 뮤지컬'…'킹키부츠' 그랜드피날레 개막→아찔한 킬힐의…
뮤지컬 '킹키부츠' 돈 역 신승환, 심재현, 김동현(윗줄 왼쪽부터)과 로렌 역의 한재아, 엔젤 역 김영웅, 김강진, 한준용, 최재훈, 손희준, 한선천, 로렌 역의 허윤슬(아랫줄 왼쪽부터). 사진=CJ ENM
편견과 억압에 당당히 맞서는 유쾌하고 아름다운 롤라 역의 강홍석, 백형훈, 서경수는 빈틈없는 아우라와 대체불가한 존재감으로 무대를 가득 채운다. 익히 알고 있던 강홍석표 '롤라'는 '아는 맛이 무섭다'를 넘어 '아는 맛이 새롭다'는 놀라움을 선사하며 더욱 강렬하게 돌아왔다. 그만의 치트키인 파워풀한 보컬과 에너제틱한 무대매너로 짜릿한 쾌감을 안기는 것은 물론 자신만의 리듬과 템포로 무대를 완전히 장악한 그는 이번 시즌, 업그레이드된 '원조 롤라'의 위력을 표출하며 무대를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오랜만에 등장한 '뉴' 롤라에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백형훈은 기대치를 뛰어넘는 퀄리티를 선사한다. 그간 남성미가 두드러지는 역할로 익숙했던 그는 강렬한 연기 변신에 성공해 자신만의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확신의 킹키몰이'상 다운 미모와 담대한 애티튜드로 캐릭터에 완벽히 어울리는 아우라를 장착, 자신만의 신선한 해석까지 더해지며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킬 것으로 보인다. 어느덧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서경수는 매혹적인 엣지를 더해 '경롤라'의 매력을 배가하며 시선을 단숨에 집중시킨다. 귀가 확 트이는 보컬과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연기의 디테일, 우월한 피지컬로 '롤라'의 당당함 그 자체를 선보이며 이전 시즌을 능가하는 초절정 리즈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로렌 역의 한재아, 허윤슬, 돈 역의 신승환, 심재현, 김동현 그리고 엔젤들 역시 놓칠 수 없다. '킹키부츠' 서울 공연은 내년 3월 29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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