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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착하게 자란 내가 이런 악역을 해도 될까?"…'사냥개들2' 정지훈, ♥김태희도 인정한 惡의 끝(종합)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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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세상 둘 도 없는 착한 배우 정지훈(44)이 악의 끝으로 파격 변신에 나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냥개들 시즌2'(김주환 극본·연출, 이하 '사냥개들2')에서 잔혹하고 냉정한 불법 복싱 리그 설계자 백정 역을 연기한 정지훈. 그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사냥개들2'에 합류한 소회부터 액션을 준비한 과정 등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모두 털어놨다.

정찬 작가의 동명 네이버웹툰을 시리즈화 한 '사냥개들' 시리즈는 지난 2023년 시즌1을 공개한 이후 3년 만에 시즌2로 전 세계 시청자를 찾게 됐다. '사냥개들2'는 극악무도한 불법 사채꾼 일당을 때려잡은 건우(우도환)와 우진(이상이)이, 돈과 폭력이 지배하는 글로벌 불법 복싱 리그를 상대로 또 한 번 통쾌한 스트레이트 훅을 날리는 이야기를 다뤘다.

판을 키운 '사냥개들2'에서는 글로벌 불법 복싱 리그로 세계관을 확장한 만큼 빌런 역을 맡은 정지훈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정지훈은 세계 복싱 챔피언도 무참히 박살 내는 압도적 파워를 가진 글로벌 불법 복싱 리그 IKFC의 운영자로 등판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 병기를 연기한 정지훈은 데뷔 후 첫 빌런 연기에 도전, '사냥개들2'를 통해 날 선 예민함과 잔혹함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였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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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지훈은 "'사냥개들2' 백정은 분노조절장애를 가진 폭주기관차 같은 인물이었다. 특히 정이 많이 간 캐릭터라서 털어내는데 오래 걸리더라. 너무 몰입했던 백정 캐릭터라 백정의 성격이 최근에도 가끔 욱하고 올라오기도 한다. 말투는 백정이 아닌데 눈빛이 백정이라고 하더라. 아내 김태희도 '눈빛이 왜그래?'라고 할 정도로 약간의 오해가 생기기도 했다. '사냥개들2' 촬영이 끝난지 꽤 오랜 시간 지났는데도 생각나는 캐릭터다. 매 작품 열심히 준비하지만 이번 작품은 더 그래서 털어내는데 쉽지 않더라. 아직도 여운이 남아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데뷔 28년 만에 처음으로 빌런 캐릭터를 소화한 정지훈은 "촬영 내내 즐겨지지 않더라. 매 순간 건우(우도환)와 우진(이상이)을 어떻게 하면 더 절망적이고 나락으로 보낼 수 있을까 고민했던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사람을 극한으로 몰고 갈 수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다"며 "나는 실제로 정말 착한 사람이다. 그래서 너무 괴롭더라. 나름 착하게 도와 덕을 지키며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인데 이런 내가 이렇게 악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했다. 워낙 다정하고 순수한 역할을 꽤 많이 해오기도 했는데 첫 악역이라 이 반전을 완전히 성공시켜야 한다는 걱정도 컸다. 매 순간 건우와 우진을 어떻게 괴롭혀야 할지 고민했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이 작품이 내겐 숙제로 다가왔다. 백정 대사 중에 '건우 엄마 데려와'를 정말 많이 말하는데, 그 대사도 숙제였다. 건우를 괴롭히는 장치인데 욕을 써보기도 하고 톤도 바꾸면서 다양하게 연기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려운 캐릭터지만 배우로서 언젠가 한번 해보고 싶은 캐릭터이기도 했다. 좋게 이야기 하면 나쁜놈, 안 좋게 이야기 하면 미친놈이지 않나? 이따금 악역을 제안 받은 적도 있는데 그때는 명분이 없었다. 명분 중 하나는 '나중에 내 가족들이 볼 수 있을까?'였는데 그러한 명분이 있는 작품을 못 만났다. 그런데 '사냥개들2'는 확실한 명분이 있었다. 김주환 감독의 전작 '청년경찰' 때부터 만나고 싶었고 '사냥개들' 전편도 좋았다. 이번에 만나 한번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깊은 신뢰를 전했다.

이어 "두번째 명분은 '정지훈이라는 사람이 왜 이 작품을 했을까?' 였다. 나는 원래 복싱을 잘 못한다. 복싱으로 싸워본 적도 없고 작품에서 연기로 보여준 적도 없다. 그런데 '사냥개들2'은 보여줄 수 있겠다 싶더라. 액션을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이었다. 다만 가족들에겐 아직 안 보여주고 싶다. 다행인 건 딸들이 아직 너무 어려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사에 욕도 너무 많이 나와서 아직 볼 수 없다. 모니터 할 때도 집에서 이어폰 끼고 혼자 봤다. 고맙게도 아내는 이 작품을 봐줬는데, 재미있게 봤다고 해줬다. 서로 작품 이야기를 안 하고 존중해주는 편이라 그 정도 인사로 끝냈다. 촬영하면서 워낙 고생한 걸 아니까 더 잘봤다고 해준 것 같다. 비주얼도 '너무 멋있다'고 추켜세워줬다. 주변에 다른 배우 선배, 형들이 연락와서 '미쳤다'고 칭찬해 준 작품도 처음이다"고 웃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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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부터 섬뜩한 아우라를 보인 압도적인 피지컬을 선보인 과정에도 나름의 고충이 컸다. 정지훈은 "이제 몸도 그만 벗어야 할 것 같다. 이번 작품을 끝으로 그만 벗겠다고 다짐했다. 몸 트레이닝 하시는 분들이 몸 디자인이라고 하는데 이번 작품에서 몸 디자인을 김주환 감독의 디렉션으로 만든 것이다. 김주환 감독의 주문은 백정이 완전 벌크업되어 거대해 보이는 몸이길 바랐다. 또 거대한데 뚱뚱하지 않는 몸이었고 그렇다고 너무 멋지고 좋아 보이는 몸도 아니었다. 살인병기처럼 해보자는 결론에 도달했고 클리셰 같지만 지금의 몸을 만들게 됐다. 타이슨 선수 같은 몸을 만들었는데 실제로 6~7kg 증량했다"며 "이 몸을 만들기가 너무 힘들었다. 촬영 끝나면 대본 보고 운동하고 다시 촬영하는 게 루틴이었다. 보통 운동 선수들이 은퇴하면 절대 운동을 안 하겠다고 선언하지 않나? 나도 마찬가지다. 나도 정말 운동 하기 싫은데, 그렇다고 내가 조금 살이 찌거나 게을러 보이면 보는 분들이 또 '정지훈 나태해졌다' '내려놨네' 등 안 좋게 보지 않겠나?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고 일이 있으니까 어쩔 수 없이 꾸준하게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렇다고 몸을 만들어야 하는 연기에 대해 완전한 은퇴라고는 할 수 없다. 기회만 된다면 나태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 정도다. 진짜 자신 있다.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하고 먹는 것 만큼 바로 티가 나는 몸이기도 하다. 배 나오고 망가진 역할을 하고 싶다. 기회만 준다면 바로 할 자신이 있는데 그 기회가 없어서 지금 유지만 하는 중이다. 평소 저녁을 안 먹는다. 이것 때문에 주변에서 놀림을 많이 당하는데, 그래도 먹을 땐 먹는다. 평소 오후 5시 이전에는 모든 식사를 끝내고 약속이 없을 때는 저녁에 프로틴 주스 한 잔 마시고 식사를 안 한다. 지금은 익숙해져서 괜찮다. 내가 몸을 만들고 유지하는 이유는 직업이 2개이기 때문이다. 연기도 하지만 가수로서 공연도 해야 한다. 공연 때 상의를 안 찢으면 서운해 하는 팬들도 많다. 그래서 명분 있게 몸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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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 삶의 모토인 정지훈은 "나도 나름의 여러 가지 고민이 있지만 매사에 절실함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는 백정과 비슷한 것 같다. 내가 한 만큼 인정받고 싶고 내가 잘못한 만큼 대가도 치러야 한다. 우리 아버지가 가르쳐 준 방식이다. 모든 일에 대가를 치러야 해서 모든 일에 절실하게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일에 진정성 있게 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태해 질 수 없고 열심히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독기에 가득 찬 사람은 아니다. 그저 내 위치에서 열심히 하는 것뿐이다"고 덧붙였다.

첫 악역 연기에 낯선 시청자의 호불호 평도 덤덤하게 받아들인 정지훈은 최근 불거진 연기력 논란에 "한번 '사냥개들2'를 끝까지 쭉 보면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요즘은 주로 쇼츠나 단편으로 편집된 장면으로 평가를 하는 분도 있는데 끝까지 작품을 보면 생각이 조금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끝까지 작품을 봤는데도 내 연기가 익숙하지 않으면 그건 나 역시 받아들여야 하는 반응인 거 같다. 각각 개인의 취향이 있겠지만 그래도 앞으로 내가 더 노력해야 할 지점인 것 같다"고 답했다.

'사냥개들 시즌2'는 우도환, 이상이, 정지훈 등이 출연했고 전편에 이어 김주환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지난 3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됐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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