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준석 기자] 가수 환희가 어머니와의 제주도 여행을 통해 그동안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가족사의 아픔을 공유하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환희는 지난 23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에 출연해 어머니와 함께한 제주도 2일 차 여행기를 공개했다.
이날 아침 먼저 잠에서 깬 어머니는 곤히 잠든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어릴 때 모습이 새록새록 생각났다. 너무 예뻤다"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말없이 아들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긴 세월 동안 쌓인 애틋함과 미안함, 그리고 여전히 깊은 사랑이 담겨 있었다.
이후 두 사람은 제주 해안도로를 지나 산방산으로 향했다. 자연을 느끼러 가는 줄 알았던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산방산 아래 자리한 놀이공원이었다.
특히 바이킹을 처음 탄 어머니는 무서워하면서도 설렘을 감추지 못했고,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처음 느껴보는 짜릿함에 환한 웃음을 터뜨렸다. 어머니는 "어릴 때도 못 타봤는데 너무 좋다"며 아이처럼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레일 위를 달리는 썰매를 탄 어머니는 "한 번 더 타자"며 소녀처럼 들뜬 반응을 보였고, 환희 역시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오랜 시간 가족을 위해 살아오느라 자신의 즐거움을 뒤로 미뤄야 했던 어머니가 처음으로 마음껏 웃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여행의 끝자락에는 먹먹한 감정도 찾아왔다. 지친 어머니를 업게 된 환희는 "난생처음 어머니를 업어봤다"며 "너무 말라서 마음이 아팠다. 생각보다 너무 가벼웠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식당에서 마주 앉은 두 사람은 제주에서의 시간을 돌아보며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어머니는 "감동을 먹은 여행이었다. 뭉쳐 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고 운을 뗀 뒤 "며칠 전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이런 곳을 한 번도 같이 못 와본 게 너무 아쉽더라"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엄마가 돌아가신 뒤 너무 우울했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 조금은 안정이 됐다. 이제는 엄마를 놓아줘야겠구나 싶었다"고 말을 이었다.
환희는 조심스럽게 "이런 여행은 아버지가 데리고 오셨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고, 이에 어머니는 그동안 가족들에게조차 쉽게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처음으로 고백했다.
어머니는 "2년 전에 법적으로 이혼했다"며 "남편에게 헌신하며 살았지만 그의 경제적인 문제를 견디는 게 너무 힘들었다. 이혼 후 생활비 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 네 도움 덕분에 편안하게 살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환희는 "미안해하지 말라"며 어머니를 따뜻하게 다독였고,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조용히 껴안으며 한층 가까워진 모습을 보였다.
이번 제주 여행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닌 오랜 시간 서로에게 하지 못했던 마음을 비로소 전하게 된 시간이었다. 웃음 속에 숨겨져 있던 외로움과 상처, 그리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견뎌온 세월들이 진솔하게 담기며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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