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사랑스러운 '로코 퀸'이였다가 극한의 공포를 선사하는 '스릴러 퀸'까지 한계 없는 진짜 '퀸' 배우 신민아(42)가 돌아왔다.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 '눈동자'(염지호 감독, 드림캡쳐 제작)에서 시력을 잃어가던 중 쌍둥이 동생의 죽음을 파헤치는 사진작가 서진과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서진의 쌍둥이 동생 서인으로 1인 2역을 연기한 신민아. 그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눈동자'의 출연 과정부터 작품에 쏟은 열정을 털어놨다.
'눈동자'는 유전병으로 시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는 주인공이 쌍둥이 동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파헤치다 그 실체와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1년 개봉한 스페인 영화 '줄리아의 눈'(기옘 모랄레스 감독)을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 리메이크한 영화다.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날카로운 사운드와 예측을 비껴가는 감각적인 편집과 스토리의 '눈동자'는 지난 4월 개봉해 324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공포 영화 '살목지'(이상민 감독)의 기운을 이어가는 공포 스릴러 영화로 초여름 극장 관객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예정이다.
무엇보다 '눈동자'는 2020년 개봉한 '디바'(조슬예 감독)에 이어 6년 만에 스릴러 장르로 스크린에 컴백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력을 잃어가면서도 동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직접 파헤치려는 서진의 절박함부터 두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진실에 맞서는 강단 있는 모습까지 다양한 면모로 '눈동자'의 중심을 이끌었다. 뿐만 아니라 거친 액션은 물론 시력을 점점 잃어가는 서진과, 이미 시력을 잃은 서인까지 1인 2역에 나선 신민아는 디테일한 '동공 연기'로 지금껏 본 적 없는 공포감을 선사했다.
이날 신민아는 "오랜만의 영화 개봉이라 긴장도 많이 되고 궁금도 했다. 어제(15일) 시사회 이후 많은 분이 영화를 미리 봐줬는데, 다들 잘 보신 것 같고 개봉을 축하해주는 분위기라서 기분이 좋다"며 "나는 이 작품을 시사 전에도 워낙 많이 봐서 객관성을 잃었다. 내 입장에서는 내가 한 연기가 아쉽기도 하고 그래서 온전히 영화에 집중해서 잘 못 보겠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눈동자'로 다시 한번 스릴러에 도전한 신민아는 "이 작품을 선택할 때는 서진에 더 많이 공감을 했기 때문이다. 서진이 처해진 상황이 많이 공감되고 어떻게 표현될까 궁금했다. 물론 서인에 대한 마음과 순간들도 표현하고 싶었다. 거기에 시력을 잃어가면서 쫓기는 캐릭터의 상황도 흥미로웠다. 잘 담기면 스릴러로서 쫄리는 기분도 줄 것이고, 또 다른 스릴감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실제로 워낙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편인 것 같다. 사실 생각보다 로코를 많이 한 편은 아닌데 아무래도 많은 분이 좋아해주셔서 로코 이미지가 강한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스릴러 장르를 조금 더 선호하는 편인 것 같다. 그래도 로코 작품을 할 때는 '로코 퀸', 스릴러 작품을 할 때는 '스릴러 퀸'이라는 수식어를 듣고 싶다. 계속 '퀸'을 유지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이어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눈동자'는 정말 힘들게 촬영했다. 몸이 너무 힘들었다. 분량적으로도 거의 안 나오는 신이 없어서 계속 긴장 상태로 유지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고 몸도 많이 써서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끝까지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너무 극한 촬영이 많아서 처음에는 '이걸 어떻게 담으려고 하는거지?'라는 신도 있었다. '눈동자'는 내가 작품을 더 많이 다양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을 때였는데 딱 그 시기에 제안을 받았다. 연기에 대한 욕심이 컷을 때였고 '악연' 찍고 바로 촬영했던 작품이다. 이쯤 되니 '고생 중독자'인 것 같기도 하다"며 "'디바' 때와 조금 다른 느낌의 고생이었다. '디바'는 심리적인 감정과 전문적인 동작을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면 '눈동자'는 공포심을 계속 느껴야 하는 부분이 필요했다. 결이 다르지만 둘 다 힘들었는데. '디바'도 그렇고 '눈동자'도 그런 모습이 순간순간 잘 담긴 것 같아 헛된 고생은 아니었구나 싶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눈동자'에서 스토킹에 시달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대상으로부터 쫓기는 등 고군부투했던 신민아는 "'눈동자'를 연기하면서 정말 극한의 공포를 느낀 것 같다. 중반부터 붕대로 눈을 가리는 설정이 있었는데 그때는 스태프들이 조명만 옮겨도 예민해지고 온몸의 감각이 곤두서더라. 눈이 안 보이는 공포가 굉장하구나 싶었다. 내가 이 작품에서 너무 공포에 떠니까 몸에 담이 오기도 했다. 첫 장면 스튜디오에서 도망가는 장면을 찍는데 너무 공포감이 밀려오니까 목에 담이 올 정도였다. 사람이 스트레스만 받아도 목이 경직되는데, 공포와 스트레스가 같이 몰려오니까 바로 몸이 반응을 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곱씹었다.
시각장애를 연기하는 과정에서 표현된 눈동자 동공의 위치 변화 또한 신민아의 노력이 상당했다. 그는 "사실은 더 연습해서 동공 위치를 완전 바꾸는 것도 했는데 설정상 점점 시력을 잃는 캐릭터라 적절한 선을 맞추려고 했다. 초점이 흐려진 상태에서 빛만 보이는 상태였고 그걸 표현하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 눈도 근육의 일부분이라 엄청 연습하니 되더라. 시나리오를 받을 때부터 한쪽만 눈동자를 돌리는 연습을 했다. 완전 눈동자가 돌아가는 장면도 있었는데 너무 극한으로 가는 것 같아 편집했다. 눈동자를 돌리는 장면을 찍고 나서 시력은 괜찮지만 연기 할 때마다 두통은 조금 오는 부작용이 있었다"고 웃었다.
이어 1인 2역 역시 "다른 부분은 괜찮았는데 내가 내 대사를 주고 받는 연기가 어려웠다. 그걸 연습하는데 조금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도 같은 인물이 한 프레임에 잡힌 게 색다르지 않나? 또 1인 2역을 많이 도전해서 낯설지는 않았다"며 "연기할 때 두 캐릭터에 대한 차이도 뒀다. 서진이는 지켜야 될 인물이 있으니까 책임감 있고 현실적인 성향을 연기하려고 했다면 서인이는 예술에 포커스를 둔, 여린 예술가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1998년 잡지 '키키'로 데뷔 후 올해 28년을 맞은 올 타임 레전드 신민아는 어느덧 현장에서 '선배'로서 겪는 중압감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요즘 많이 느끼고 있다. 나는 평소와 똑같이 이야기를 해도 말의 힘이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더라. 오히려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게 생기는 요즘이다. 예전에는 내 의견이 그저 의견의 하나로 상대에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았는데 요즘은 내 의견이 맞고 받아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상대에게 생기지 않을까 걱정도 생겼다. 조금 다른 예이지만 현장에서 웃기고 싶어 농담을 건네도 분위기가 이상해지는 순간을 최근 많이 느끼고 있다. 내 개그가 개그로 안 먹히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더불어 "나는 후배와 동료들과 같이 대화도 많이 하고 나를 정말 편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어렸을 때, 즉 내가 후배일 때도 나에 대한 특유의 선입견이 있어서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분도 있었다. '신민아는 차가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알게 모르게 있었던 것 같다. 선배가 되면서 이런 선입견이 더해져서 더 어려워하는 분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요즘 촬영 때는 내가 먼저 더 다가가려고 하고 동료 배우, 감독들과 이야기도 더 많이 나누려고 한다. 먼저 다가갈 때 내가 이상한 농담을 해서 당황스럽겠지만, 이런 나를 안 어렵게 대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우빈과 10년 공개 열애 끝에 지난해 12월 20일 결혼한 신민아는 결혼 후 첫 작품을 선보인 것 또한 솔직하게 답했다. 특히 김우빈은 지난 15일 열린 '눈동자' VIP 시사회에 참석해 아내 신민아를 응원하는 것은 물론 신민아가 상영관에 등장하자 휴대전화를 꺼내 아내의 비지니스를 담는 등 숨길 수 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이와 관련해 신민아는 "사실 '눈동자'는 결혼 전에 촬영해서 결혼 후 첫 작품이라는 마음까지는 아니었다. 김우빈 씨가 어제 시사회도 와 줘서, 너무 어색했지만 고맙고 든든했다. 사실 내가 '눈동자' 시사회에 '와야 한다' '꼭 와달라'고 부탁했다. 내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지금 차기작 촬영으로 바쁜데도 짬을 내서 와줬다. 어제 내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도 기록해 줬는데, 그 부분은 내가 강압적으로 부탁한 부분이 아니다. 김우빈 씨의 자발적 행동이다. 김우빈 씨도 어제 영화 보고 '재미있게 봤다'며, 워낙 고생하고 걱정 많이 했던 작품이라고 알고 있어서 짧지만 '걱정 안해도 될 것 같다'라며 응원의 말을 남기고 다시 촬영하러 갔다. 서로 요즘 바빠서 오랜 만에 김우빈 씨를 본 셈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일을 시작하면서 다양한 작품을 많이 하고 싶었다. 결혼과 상관 없이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고 결혼이 아니더라도 살면서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면 분명 차곡차곡 쌓여서 연기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지금도 결혼 후 달라진게 없다고 말은 하지만 그래도 무언가 나도 모르게 바뀌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관객도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을 것이다. 결혼으로 내 앞날의 연기 인생이 무의식적나마 도움이 됐다면 좋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눈동자'는 신민아, 김남희, 이승룡, 김영아 등이 출연했고 '옆집사람'의 염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4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