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무려 14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한 배우 김재중(40)이 파격적인 콘셉트로 한국와 일본 관객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한·일 합작 오컬트 호러 영화 '신사: 악귀의 속삭임'(이하 '신사', 구마키리 가즈요시 감독, 미스터리픽처스 제작)에서 악귀의 정체를 파헤치는 박수무당 명진 역을 연기한 김재중. 그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신사'의 출연 과정부터 작품에 쏟은 열정을 털어놨다.
'신사'는 일본 고베 폐신사에 답사를 갔던 대학생 3명이 사라진 뒤 박수무당이 사건을 파헤치며 기이한 악귀와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일본 공포영화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와 한국 샤머니즘 요소를 결합한 오컬트 호러 영화로 극장가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신사'에서 주연을 맡은 김재중은 2012년 개봉작 '자칼이 온다'(오상호 감독) 이후 1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김재중은 '신사'에서 특별한 능력을 지닌 박수무당으로 변신, 생애 첫 샤머니즘 오컬트 호러 장르에 도전했다. 절제된 카리스마와 눈빛, 호흡만으로 극의 긴장감을 전달하며 몰입감을 높인 열연으로 관객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이날 김재중은 "오랜만에 영화를 찍었는데 새로 도전한 장르라 깊은 마음으로 촬영했다. 한·일 합작 프로젝트였던 지점에서 이 작품이 끌렸다. 일본 감독과 스태프로 구성되어 있고 일본에서 올 로케이션 촬영도 계획된 작품이었다. 그런데 한국 제작비가 투입됐고 한국 배우들이 출연하는 독특한 작품이라 그에 대한 차별화가 있을 것 같았다. 시나리오는 일본에서 만들어졌지만 한국 배우들에게 맞춰야 해서 각색도 필요했는데 그게 어떻게 달라질지도 궁금했다"며 "사실 내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명진이의 쾌활함과 다크함이 공존한다는 것이 매력적이라 덥석 물었는데 수정본을 거치면서 그런 매력 지점이 점점 없어져 그 부분은 좀 아쉬웠다"고 솔직한 감상평을 남겼다.
이어 "나는 극단적으로 잘생긴 캐릭터, 이른바 본부장, 이사님, 재벌집 아들 등의 캐릭터가 부담스럽다. 조금 더 캐주얼하고 주변 일상에 있을 것 같은 사람을 연기하고 싶었다. 그런 부분이 관객에게 공감대를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초반 명진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좋았다. 그런데 그 컬러가 빠졌다. 물론 캐릭터에 대해 구마키리 가즈요시 감독과 이야기를 하면서 감독에게 설득 당하긴 했지만 초반엔 그런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솔직히 지금 내 비주얼이 핸디캡으로 다가올 때가 많지만 팬들에게는 너무 좋은 어필 부분인 것 같다. (잘생긴 외모 덕분에) 베네핏(혜택)도 많았다. 그런데 인간 김재중으로 봤을 때는 오히려 그런 비주얼 때문에 더 노력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긴 것 같다. 가볍게 말해 '보기 좋은 픽이긴 하지만 비주얼에 상응하는 기능성은 뭔데?'라고 의문을 갖는 이들도 있었다. 그래서 고민도 많이 했고 살면서 계속 노력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많았던 것 같다"며 "원래 천연미가 있다. 천연덕한 성격이랄까? 지방에서 자란 소년 그대로다. 그런데 외모에서 풍기는 편견이 10대 때부터 있었다. 시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예전 데뷔 초에는 '남자가 얼굴이 왜 저렇게 하얀거야?' '입술은 왜 빨개?'라면서 욕 먹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더 먼저 친해지려고 다가갔고 웃으려고 노력했다. 아직도 내 비주얼에 대한 편견이 있나 싶지만 친화적으로 다가가려고 애쓰는 중이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파격적인 박수무당 캐릭터를 연기한 과정도 확고했다. 김재중은 "처음에 박수무당이라는 설정부터 굉장히 힘들더라. 아무래도 국내 관객에겐 전통적인 박수무당 이미지가 있지 않나? 실제로 무당을 다룬 다큐멘터리도 많고 참고할 부분이 있었는데, '신사'에서는 박수무당의 전통적인 부분이 전혀 없었다. 일본 감독이라 박수무당에 대해 잘 모르고 연구하지 못했나 싶기도 했다. 구마키리 가즈요시 감독은 이 작품에서 한국의 샤머니즘 일부를 차용하고자 했던 것 같다. 한국의 샤머니즘 다크 히어로를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우리가 알고있는 무당이 아니라 캐주얼한 신기가 있는 다크 히어로를 만들고 싶어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장 분위기도 섬뜩했다는 김재중은 "현장에서도 으슬으슬 한기를 느낄 정도로 무서웠다. 그래서 영상에 담겼을 때 어떻게 표현될까 기대되는 포인트도 있었다. 촬영 중 많이 아프기도 했다. 공기가 너무 안 좋아서였을까 폐 기능이 극단적으로 안 좋아졌고 스태프들도 많이 아팠다. 그럼에도 촬영이 끝나자마자 시즌2 안 찍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나름 명진이 완벽히 해소되지 않은 부분을 보여줄 수 있는 시즌2가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사주, 점 등 무속 신앙에 관심이 있냐는 질문에 "사실 사주나, 점을 안 믿는다고 이야기를 하면서도 믿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팬들과 이야기를 할 때도 팬들이 사주를 봤다고 하면 '그런 것을 왜 믿냐'라고 말하면서도 나 역시 사주나 점을 보러 다니기도 했다. 용하다는 아기동자 선생님이 있었는데 정말 내 인생에서 절실할 때, 가장 힘들 때 찾아갔다. 아시다시피 정말 절실했던 시절이 한 번 있지 않았나? 아기동자를 찾아갔는데 진짜 작두를 타더라. 작두를 타니 비용도 비싸졌다. 1천만원 넘게 주고 굿을 했던 것 같다. 확실히 간절하면 다른 힘을 빌리게 되는 것 같다. 예전에 우리 부모님이 절을 다녔을 때 부적을 써왔는데 그것조차 비쌌다. 물론 아기동자 선생님이 작두를 탔음에도 내 일은 안 풀렸다. 내 과거는 잘 맞췄는데 미래를 못 맞추시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나는 멘탈이 정말 건강한 사람이다. 아기동자 선생님을 찾아간 뒤에는 멘탈이 더욱 건강해졌다. 힘들 때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 조금 터득한 것 같다. 힘든 상황이면 더 이성적으로 잘 붙들고 있다. 비록 점을 봤을 때 도움이 1도 안 됐지만 말이다. 힘들 때 신을 찾게 되는데 신을 찾기 전에 자신에게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공부가 된 것 같다. 물론 그 이후에도 사주나 점을 수십 번 보긴 했다. 그냥 내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종종 보게 되는 것 같다. 다들 알지만 어렸을 때 입양이 되어 생일이 2개고 이름도 2개다. 사주 보는 방식이 각각 어떨지 모르는데, 기분에 따라 2개의 사주를 보고 있다. 실제로 결과가 많이 다른데, 좋은 것은 듣고 나쁜 것은 조심하고자 한다"고 웃었다.
동방신기 재결합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경을 토해냈다. 김재중은 "재결합은 내가 말하기에 너무 민감하다. 다른 멤버들의 의견도 중요하고 그들도 혼자의 마음 뿐만 아니라 주변 인프라에 대한 의식을 하면서 살아가지 않나? 굉장히 민감한 부분인데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마음만으로도 안 될 것이다"며 "나도 어렸을 때 좋아하던 아이돌 선배들을 보면서 완전체를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다들 각자의 사정이 있어서 쉽지 않다는 상황을 잘 알게 됐다. 실제로 내가 대가족이라서 느끼는 지점인데, 가족들도 명절 때 부모님에게 똑같은 자식이지만 누군 찾아오고 누군 못 찾아오는 가족들이 있지 않나? 다들 새로운 가족을 만들고 변화된 환경 때문에 쉽지 않은 부분이 있지 않나? 그런 것과 같은 것 같다"고 전했다.
'신사: 악귀의 속삭임'은 김재중, 공성하, 고윤준, 키노 하나가 출연했고 '무곡' '욕망: 신세계' '658km, 요코의 여행'의 구마키리 가즈요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7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