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를 총 50경기 치렀는데, 이중 40경기가 6강이었다. 4강 직행은 단 한 차례, 챔피언결정전 진출은 아예 없다. 유도훈 감독 부임 이래 벌써 5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지만, 다음 라운드로 넘어가는 건 여전히 힘겹다.
9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14-2015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전자랜드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3쿼터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환호하고 있다. 잠실학생체=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3.09.
전자랜드는 올 시즌 '기적의 팀'이다. 시즌 초반 9연패에 빠졌으나, 곧바로 6연승을 달렸다. KBL 역사상 최초였다. 귀신 가이 5할 승률을 회복한 전자랜드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기적을 썼다. 시즌 때 9연패를 당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은 지난 99~2000시즌 기아 이후 15년만에 처음이다.
이처럼 전자랜드는 양면성을 갖추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 특성상, 무한한 가능성을 가?병募 얘기이기도 하다. 경기 전 만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우리가 경험은 있다"며 웃었다.
유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종이 한 장 차이다"라는 얘기를 해줬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은 SK에 비해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유 감독은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릴 수 있는 선수들을 믿었다. 그는 "두려움 없이 부딪혀봐야 종이 한 장 차이를 뒤집을 수 있다. 선수들에게 종이 밑쪽에 있으면 안되지 않냐고 했다"고 말했다.
'준비한' 전자랜드의 역습, SK 높이의 반격
1쿼터는 '언더독' 전자랜드의 분위기였다. 유도훈 감독의 말대로, SK와의 일전을 '벼락치기'가 아닌, '미리 미리' 준비한 모습이었다. 타이트한 수비와 이에 이어지는 빠른 공격 전개, 그리고 상대 빈틈을 노려 터뜨리는 결정적인 3점포.
SK는 전자랜드의 스피드에 속수무책이었다. 공격은 풀리지 않았고, 수비에선 구멍이 생겼다. 전자랜드 에이스인 리카르도 포웰은 물론, 신인 정효근마저 결정적인 외곽슛을 두 개씩 터뜨렸다. SK는 애런 헤인즈와 김선형의 득점력이 아니었다면, 일찌감치 승기를 내줄 수도 있었다.
9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14-2015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전자랜드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1쿼터 3점슛을 성공시킨 전자랜드 정효근이 주먹을 쥐고 있다. 잠실학생체=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3.09.
28-17로 전자랜드가 크게 앞선 채 맞은 2쿼터, SK는 포워드진이 높이의 우세를 찾으면서 추격에 나섰다. 특히 김민수가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 전자랜드는 1쿼터 리바운드 싸움에서 투지를 앞세워 10-9로 우세를 점했지만, 2쿼터에는 5-11로 완전히 밀렸다.
그나마 전자랜드는 차바위의 3점슛이 폭발했다. 3점슛 3개 포함 11점을 몰아치며 점수차가 벌어지는 걸 막았다. SK는 자유투로 손쉽게 점수를 따라갔고, 43-36으로 전자랜드가 앞선 채 전반이 끝났다.
SK 헤인즈의 부상, '준비성과 투지'로 승리 가져온 전자랜드
3쿼터는 치열했다. 전자랜드는 초반 헤인즈의 속공 상황에서 정영삼이 U1파울을 범했고, 자유투에 이어 김선형이 득점까지 성공시키며 46-44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헤인즈가 다음 공격 때 골밑에서 점프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고 교체되면서 전자랜드가 분위기를 가져왔다. 정효근과 정영삼의 외곽슛이 들어가며 9점차로 도망갔다.
하지만 헤인즈 대신 투입된 코트니 심스는 신장(2m6)의 우위를 앞세워 전자랜드 골밑을 맹폭했다. 심스의 연속 6득점에 베테랑 주희정이 분전하며 추격, 62-59로 4쿼터에 돌입했다.
9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14-2015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전자랜드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4쿼터 종료 직전 승리를 확신한 전자랜드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잠실학생체=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3.09.
전자랜드는 4쿼터, 자신들의 가능성을 폭발시켰다. 여전히 SK의 골밑은 높았지만, 리바운드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잡아낼 수 없으면, 쳐내고 또 쳐냈다. 그렇게 리바운드를 따내고, 준비한대로 공격을 했다. 정병국과 이현호의 3점슛이 터졌고, 포웰은 골밑에서 고군분투했다. 점수차는 순식간에 벌어졌고, 전자랜드는 경기 막판 원정을 온 팬들 앞에서 득점쇼를 선보이며 '언더독'의 반란을 선포했다.
전자랜드가 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2014~201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7대72로 승리했다. 3점슛 개수에서 14-3, 완승이었다. 포웰이 18득점 9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차바위 정영삼 정효근이 3점슛 3개씩을 터뜨리며 13, 12, 12득점씩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