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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한동희 슈퍼플레이, '멍때린' 최준용 살렸다…결정적 장면[잠실승부처]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1-10-07 17:13 | 최종수정 2021-10-07 17:25


롯데 한동희. 스포츠조선DB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딱'하는 순간 1루수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온몸을 던졌다. 8회 2점차에 1사 2,3루. 내야를 꿰뚫을 듯했던 타구는 글러브 끝에 걸리며 떨어졌다. 재빨리 공을 주워들었지만, 1루에는 아무도 없었다.

7일 잠실구장. 102일만에 서스펜디드게임으로 진행된 롯데 자이언츠-두산 베어스전 8회에 벌어진 장면이다. 자칫 이날의 승패가 갈릴뻔한 '결정적 장면'이었다.

이날 경기는 우천으로 중단된 6월 27일 경기에 이어 치러졌다. 오후 4시 시작, 7회 1사 2,3루 볼카운트 2-2에서 곧바로 시작되는 경기. 선수들은 물론 양팀 코칭스태프에게도 준비하기 만만찮은 경기였다. 후반기 승률 1~2위를 다투는 기세좋은 팀간의 맞대결인데다, 시즌 종반으로 접어든 지금 5강 싸움의 중심에 있기에 더욱 총력전이 예고됐다.

두산은 필승조 이영하가 앞선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했기에 나설 수 없다. 대신 페르난데스 김재환 박건우 박세혁 등 당시 빠져있던 주력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켰다. 반면 롯데는 이대호를 비롯해 추재현 신용수 등이 이미 교체돼 출전할 수 없었지만, 구승민 최준용 김원중으로 이어지는 최강 불펜이 풀가동됐다.

시작은 롯데가 좋았다. 정훈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다음 타자 안치홍의 빗맞은 타구가 유격수 키를 넘는 행운의 안타가 됐다. 순식간에 2득점, 5-2로 앞서갔다.

두산의 반격도 만만찮았다. 7회말 2사 후 구승민을 상대로 박건우가 좌중간 펜스를 직격하는 3루타로 출루했고, 김재환의 타석 때 나온 폭투로 홈을 밟았다. 반면 롯데는 바뀐 투수 이승진을 상대로 볼넷과 번트로 만든 1사 2루에서 마차도가 중전 적시타를 때렸지만, 정수빈의 완벽한 홈송구에 주자 김민수가 아웃돼 아쉬움을 삼켰다.

문제의 8회말. 롯데는 후반기 상승세의 주역 최준용을 등판시켰다. 하지만 선두타자 박세혁이 2루타로 출루했고, 정수빈의 볼넷과 박계범의 희생번트가 이어져 1사 2,3루.


두산 페르난데스가 8회말 2사 만루에서 3루수 직선타로 아웃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10.07/
다음타자 김인태의 타구는 1루수 쪽으로 매섭게 날아갔다. 1루수 김민수는 온몸을 날려 가까스로 타구가 빠져나가는 걸 저지했다. 공은 ?茶만8? 김민수의 앞에 굴렀다.


빠졌으면 2타점 적시타였다. 문제는 최준용이 이 모습을 마운드에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 내야 수비와 주자, 타자가 모두 뛰고 있는 가운데 최준용만 잠시 시간이 정지한 듯 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최준용이 1루로 달렸지만 이미 늦었다. 1루쪽 내야안타로 기록됐지만, 사실상 투수의 베이스 커버 실책이었다.

그래도 행운의 여신은 롯데 쪽에 웃어줬다. 이번엔 한동희의 동물적인 감각이 최준용을 살렸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허경민은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다음타자 페르난데스는 3루쪽으로 매서운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한동희가 정확한 타이밍에 점프 캐치, 직선타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두산은 9회초 마무리 김강률을 올리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다졌지만, 롯데는 선두타자 전준우가 우전 안타로 출루한데 이어 정훈과 안치홍의 빗맞은 타구가 모두 3루쪽 2루타로 연결되며 승기를 굳혔다.

9회말 등판한 김원중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재호에게 안타, 2사 후 정수빈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내줬다. 이어 박계범이 2루수 키 넘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 점수는 7-6.

다음 타자 조수행의 기습 번트 때 이번엔 김원중의 1루 악송구가 나오면서 1,3루. 그리고 조수행의 도루로 2사 2,3루. 하지만 김원중은 마지막 타자 양석환을 삼진처리하며 어렵게 승부를 끝냈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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