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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이닝 6번 → 2연투 8번' 마무리의 책임감, "아끼지만 쓸땐 쓴다" 김태형 감독의 김원중 사용법 [SC포커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5-05-25 09:14 | 최종수정 2025-05-25 11:21


'멀티이닝 6번 → 2연투 8번' 마무리의 책임감, "아끼지만 쓸땐 쓴다…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김원중이 미소 짓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5.24/

'멀티이닝 6번 → 2연투 8번' 마무리의 책임감, "아끼지만 쓸땐 쓴다…
2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두산의 경기,롯데가 7대4로 승리했다.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김태형 감독과 김원중의 모습.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26/

'멀티이닝 6번 → 2연투 8번' 마무리의 책임감, "아끼지만 쓸땐 쓴다…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NC의 경기, 롯데 가 7대5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기뻐하는 김원중의 모습.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11/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마무리도 멀티이닝이 필요할 땐 해줘야 한다. 다만 5아웃은 쓰고 싶지 않다. 8회 2사는 돼야 낼 수 있다."

연장 혈투의 승리자는 롯데 자이언츠였다. 기어코 경기를 뒤집은 타선의 뒷심이 돋보였지만, 마지막 순간 듬직하게 2이닝을 버텨준 마무리 김원중의 든든함도 인상적이었다.

롯데는 2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결승타 포함 5타수 5안타 불방망이를 휘두른 손호영을 앞세워 8대6 역전승을 거뒀다.

선발 데이비슨이 5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며 3대6으로 뒤졌지만, '팀 타율 1위' 막강 타선이 일을 냈다. 7회초 장두성의 2타점 적시타에 이은 상대 중견수 플로리얼의 실책, 고승민의 안타에 이어 전준우의 내야땅볼로 기어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연장 10회초 한화 투수 김종수를 상대로 안타와 상대 보크, 볼넷,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3루에서 손호영이 2타점 결승타를 때렸다.

롯데 마운드에는 9회말부터 마무리 김원중이 등판한 상황. 한화의 경우 동점 상황에서 마무리 김서현을 9회초 1이닝만 쓰고 김종수를 투입했지만, 롯데는 이미 승부를 뒤집은 만큼 김원중에게 한이닝을 더 맡겼다.


'멀티이닝 6번 → 2연투 8번' 마무리의 책임감, "아끼지만 쓸땐 쓴다…
2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마무리 김원중이 배트를 들고 최준용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5.23/
앞서 9회말에도 삼진 2개 포함 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던 김원중은 10회말에도 첫 타자 김인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태연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이민재를 병살타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2이닝 투구수 35개. 마무리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한화가 8명, 롯데가 7명의 투수를 총동원한 말 그대로 총력전이었다.


지금 순위표 맨 위에서 LG 트윈스와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했다. 최근 몇년간 나란히 부진했던 두 팀은 지난해 각각 '명장' 김태형-김경문 감독을 선임하고 올해 승부를 걸고 있다. 양팀 공히 필승조를 모두 소모했다. 김원중의 뒤를 이어 나설만한 투수가 마땅찮았다.

올시즌 김원중은 13세이브로 KT 박영현(16세이브) 한화 김서현(15세이브) KIA 정해영(14세이브) 다음으로 구원 4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경기까지 22경기 24⅓이닝을 소화했다. 롯데는 53경기로, 키움(54경기)에 이어 2번째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지만 김원중의 등판은 최소화한 모양새. 박영현(25경기 27⅔이닝)이나 김서현(27경기 26이닝)보다 이닝도, 경기수도 더 적다.


'멀티이닝 6번 → 2연투 8번' 마무리의 책임감, "아끼지만 쓸땐 쓴다…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8회초 이닝을 끝낸 롯데 김원중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10/
김원중 아닌 다른 투수들의 이닝 부담이 컸다. 올시즌 최다 경기 1~3위는 모두 롯데 투수다. 정현수(34경기) 송재영 김상수(이상 31경기), 여기에 KT 김민수(30경기) 손동현(29경기)을 지나면 다시 롯데 정철원(28경기)이 나온다. 롱맨 겸 추격조 김강현(25경기, 멀티이닝 10번)도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필승조가 뚜렷하지 않으니 최대한 이닝을 쪼개 승리를 지키고, 이기는 경기는 정철원을 다소 무리하게 밀어 붙여서라도 김원중의 부담을 줄여준다. 김태형 감독은 정철원이 설령 실점을 하더라도 리드만 내주지 않는다면 "그렇게 8회 2사까지 어떻게든 버텨주는 게 정철원의 역할"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김원중은 최대한 아껴놓지만, 필요하다면 멀티이닝을 책임진다. 써야할 땐 쓰는 게 김태형 감독의 마무리 사용법이다. 그 결과 김원중은 경기수나 이닝은 타팀 마무리 대비 많지 않지만, 2연투 8번으로 마무리투수중 2위(1위 김서현 9번), 멀티이닝 6번은 마무리투수중 1위다. 지난 5월 17~18일 삼성전 때는 더블헤더와 다음날까지 이틀간 3경기의 승리를 모두 책임지기도 했다. 평균자책점은 1.11, 김서현(0.69) 다음가는 철벽 마무리다.


'멀티이닝 6번 → 2연투 8번' 마무리의 책임감, "아끼지만 쓸땐 쓴다…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NC의 경기, 롯데 김원중이 역투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11/
이처럼 머리를 쥐어짜낸 김태형 감독의 불펜 운용 덕분에 롯데는 10개 구단 중 평균자책점 8위(4.90)의 불펜으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차후 최준용을 비롯해 부상과 부진에서 돌아올 불펜들의 역할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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