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 형광팬으로 '2011 목표'라고 쓴 뒤 세 가지를 써 내려갔다. '6강…우승' '30경기 이상 출전' '5골 5어시스트.' 맨 아래에 '할수있다!'라고 적으며 2011년의 꿈을 그렸다.
결과는? 세 가지 목표 중 한 가지 밖에 이루질 못했다. 지난 시즌 전남은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지만 7위로 아쉽게 6강 플레이오프 문턱에서 좌절했다. 4골-2도움. 이현승이 기록한 2011년 공격 포인트다. 역시 실패였다. 정규리그와 FA컵을 포함해 딱 30경기를 치르며 두 번째 목표를 이룬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그는 실망하지 않았다. 2010년 FC서울에서 주전경쟁에 밀리며 단 3경기 출전에 그쳤던 이현승. 수원공고 재학중이던 17세에 프로에 입문한 '축구영재' 출신으로 K-리그 '최연소 골' '최연소 도움 해트트릭' 등 최연소 타이틀을 휩쓸었지만 전북 서울 등 초호화군단에서 선배, 용병들에 가려 만개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11년 1년 임대로 전남에 합류한 그는 물을 만났다. 정해성 전남 감독의 신임 속에 이뤄낸 '30경기 출전'이었다. 2년전만 생각해도 그저 꿈이었던 30경기 출전을 전남에서 이뤘다.
전남은 2011년 '신데렐라'로 떠오른 이현승을 택했다. 2012년 그를 완전이적으로 영입하며 팀의 재도약의 선봉에 내세웠다. 전남 구단의 완전이적 발표만 남겨둔 상황이다. 이현승은 의외로 담담했다. "처음부터 완전 이적을 생각하고 왔기 때문에 별다를게 없다. 팀을 옮겼다기보다 항상 있었던 팀 같다." 하지만 팀 성적을 묻자 그의 목소리는 높아졌다. "올해 한 것 이상 해야 한다. 용의 해이고 내가 용띠니깐 운이 많이 따르지 않을까 한다. 드래곤즈는 용의 해니깐 당연히 우승해야 한다."
다시 차분한 목소리로 돌아오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12년 개인 목표에 대한 얘기가 나온 순간이었다. 그의 목소리가 작아진 이유가 있었다.
"매년마다 노트 첫 장에 목표를 적는데 2012년꺼는 아직 안 적었다. 보통 팀 성적, 개인 목표를 적는다. 그 뒤에는 매경기 마다 잘한 점, 못한 점을 적게 된다."
전북 시절 최강희 감독의 권유로 시작한 '축구 일지'였다. 매해 1권씩 쓰는데 대부분 경기 중 아쉬웠던 부분, 못했던 부분을 적는단다. 그의 일지 몇 장을 들춰보니 수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수비할 때 더 많이 생각하면서!. 많이 뛰다보면 타이밍을 알 것이다.'
이현승을 노트를 보며 올시즌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올해는 연필 좀 잡아야겠다. 잘하든 못하든 많이 적겠다." 그러면서 한참을 고민했다. 2012년 목표 때문이었다. 기자가 힌트를 줬다. 2006년 K-리그에 데뷔한 이후 총 공격 포인트가 14골 13도움이라고 전했다. 그의 목표는 이 순간 바로 정해졌다. 6골 7도움이었다. "가장 먼저 전남의 우승을 적을 것이다. 두 번째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0경기 출전, 그리고 마지막은 6골 7도움이다. 올해 20-20클럽(20득점 20도움)에 꼭 가입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