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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생 같은 기분이에요. 하지만 설렙니다."
2012년 K-리그에서 심영성은 한 팀의 최고 공격수에게 주어지는 등번호 10번을 달고 뛴다. 지난 시즌 달았던 번호는 37번이었다. 한때 PSV에인트호벤에서 주전 공격수로 뛰었던 호벨치(31)를 비롯해 서동현(27) 자일(24) 등 기라성 같은 공격수가 버티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정이다. 심영성 본인도 놀랐단다. "사실 원하는 등번호를 적어 내라고 해서 평소에 좋아하던 7번과 10번을 냈는데, 정말로 10번이 주어질 줄은 몰랐어요." 박경훈 제주 감독은 배려와 기대감 속에 결정을 내렸다. 박 감독은 "(심영성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다. 긴 부상의 터널을 이겨냈으니, 이제 좋은 활약으로 팀을 이끌어 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10번과 인연이 많은 심영성 입장에서는 시즌 전부터 의욕을 가질 만하다. 그는 "10번을 달고 있을 때 마다 좋은 일이 일어 났어요. 2004년 성남 일화에 입단하며 K-리거가 됐을 때도 제주제일고에서 10번을 달고 있었고, 2006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20세 이하) 득점왕 때도 등번호가 10번이었죠"라고 씩 웃었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심영성 만의 독특한 철학이 있다. 그는 "9번은 대부분 빠른 공격수, 11번은 타깃맨이 단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10번은 두 가지 장점을 모두 가진 선수가 달 수 있다고 봐요. 저도 그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고 싶고요"라고 말했다.
10번을 달았으니 10골 정도는 넣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농담을 던졌다. 심영성은 씩 웃으면서 "10개의 공격포인트부터 기록해보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항상 새 시즌이 되면 10골 정도를 목표로 삼는데, 올해는 실력 좋은 동료들이 많아서 제가 기회가 얼마나 올 지 모르겠어요. 골과 도움을 합쳐 10개 정도 이뤄보고 싶습니다. 그러다보면 10골 목표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겠죠." 심영성은 지난 시즌 복귀해 8골을 넣었다. 그러나 아직 복귀골을 신고하지는 못했다.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세리머니는 '신영록 유니폼 세리머니'란다. "(신)영록이랑 닮은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지난해 영록이가 10번을 달고 뛰었거든요. 영록이가 입었던 10번 유니폼을 안에 껴 입고 있다가 골을 넣으면 보여주고 싶어요. 경고를 먹더라도 할 겁니다."
서귀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