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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주영. 사진출처=아스널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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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아르센 벵거 감독은 박주영(27)을 안중에 두고 있지 않은 것일까.
박주영이 4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블랙번과의 2011~2012시즌 프리미어리그(EPL) 24라운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티에리 앙리와 바카리 사냐, 요시 베나윤에게 밀려 벤치에서 전후반 90분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이날 경기서 아스널은 해트트릭을 기록한 로빈 판 페르시와 멀티골을 쏘아올린 옥슬레이드 챔벌레인의 활약에 미켈 아르테타, 티에리 앙리의 골까지 묶어 7대1 대승을 거뒀다.
경기 내용상 충분히 박주영을 시험할 수 있었다. 아스널은 1-1 동점이던 전반 38분 판 페르시의 골에 이어 40분 챔벌레인의 득점까지 나오면서 전반전을 3-1로 앞선 채 마쳤다. 후반 6분 아르테타, 9분 챔벌레인, 17분 판 페르시가 연속골을 터뜨리면서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주중과 주말을 오가는 일정이 계속됐던 아스널 입장에서는 피로도가 누적되어 있는 판 페르시와 컨디션 난조로 이날 경기 출전이 불투명했던 챔벌레인을 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벵거 감독은 챔벌레인은 벤치로 불러 들였지만, 판 페르시에게는 풀타임을 맡겼다. 대신 수비수 로랑 코시엘니 대신 바카리 사냐를 내보냈다. 마지막 교체카드는 미드필더 알렉스 송 대신 요시 베나윤을 투입하는데 사용했다.
아스널 공격진 구성상 박주영이 기회를 잡기 힘들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벵거 감독은 2012년 가봉-적도기니 아프리칸 네이션스컵이 열리는 1~2월 사이 박주영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챔벌레인이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앙리를 임대 영입하면서 구도가 꽤 바뀐 상황이다. 매 시즌 부상에 발목이 잡혔던 판 페르시는 최상의 몸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벵거 감독이 의도적으로 박주영을 내보내지 않는다기 보다, 우선 순위에 있는 다른 선수들이 너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게 원인이다.
전술적인 이유도 있다. 그동안 칼링컵과 FA컵, 유럽챔피언스리그 등을 통해 박주영이 2선이나 측면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이 증명됐다. 결국 쓸 수 있는 곳이 판 페르시가 버티고 있는 최전방 원톱 자리라는 뜻이다. 박주영이 판 페르시와 동일한 자리에 서기 위해서는 기존 원톱에서 투톱으로 변형하는 전술적 틀의 변화가 불가피 하다. 굳이 이런 시도까지 하면서 박주영을 넣을 만한 경기는 아니었다.
판 페르시에 대한 벵거 감독의 굳건한 믿음도 결장의 원인으로 보인다. 벵거 감독이 블랙번전에서 판 페르시에게 풀타임을 맡긴 것은 '기살려주기'의 측면도 있다. 크게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체력적 부담이 덜하다. 흐름을 탔으니 해트트릭 이상의 결과도 작성할 수 있었다. 팀의 리더인 판 페르시가 최대한 활약을 하게 만들면서 자신감을 갖게 함과 동시에 신뢰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할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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