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줘영, 홈런왕 축구스타들 안티별명으로 본 숙명

기사입력 2012-02-13 13:34


◇지난해 11월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레바논전을 앞두고 부상으로 대표팀 동료들의 훈련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박주영. 스포츠조선 DB

한국 축구스타들에겐 숙명이 있다. 열광하는 팬들 이면에 존재하는 안티 팬과 안티 별명. 요즘 박주영(아스널)은 6개월만에 상전벽해를 경험하고 있다.

한때 '축구 천재', '슈퍼 루키', '한국축구의 희망'으로 불렸던 박주영(27·아스널). 최근엔 안티 별명 '밥줘영(무기력을 활약을 비꼰 이름)'이 더 회자된다. 박주영은 조광래 감독 시절 A대표팀 주장 완장까지 찼다. 지난해 8월 아스널 이적 당시 팬들은 환호했지만 최근 후보로 전락, 경기에 나서지 못하자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 한 유명 포털사이트 검색란에 박주영이라는 이름을 치면 연관검색어로 '박주영 나라망신'이 가장 먼저 뜰 지경이다.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박지성(맨유)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 최고클럽 맨유에서 200경기를 돌파한 박지성이지만 '벤치성'이라는 안티 별명이 존재한다.

매경기 베스트 멤버가 아니라 교체 멤버로 출전하거나 벤치를 지키는 경우가 꽤 있어 붙여졌다. 박지성의 긍정 별명은 '언성 히어로(드러나지 않은 영웅)', '2개의 심장(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빈다는 의미)', '영원한 캡틴', '산소 탱크' 등이다. '벤치성'은 벤치를 달군다는 나쁜 의미만 부각된 것이다. 안티팬이 소수지만 없진 않다.

안티 별명은 선수가 맹활약할 때는 잠잠하지만 그렇다고 사라지진 않는다. 골을 넣었을 때도 온라인 댓글에는 고춧가루 끼듯 꼭 안티별명을 언급하는 악플이 달린다. IT가 발달한 요즘엔 실시간으로 소식을 접한다. 선수들은 자신들 얘기는 누구보다 꼼꼼하게 체크한다. 축구 선수 안티 별명은 왜 만들어질까.

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지만 축구는 시각이 제각각이다. 오죽했으면 '대한민국에는 2500만명(성인 남성 인구 추정치)의 축구 전문가가 있다'는 말이 나왔을까. A대표팀 축구 중계에는 '훈수꾼'이 넘쳐 난다. 축구는 골을 제외하면 패스나 수비 등 수치화 할 수 없는 움직임으로 활약을 평가한다. 호불호는 필연적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어차피 매경기 골을 넣을 순 없고, 10년 가까이 업다운없이 롱런하는 선수는 드물다. 또 대한민국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않는 다음에야 위기가 없을 수 없다. 무엇보다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예전에도 안티 별명은 꽤 있었다. 유상철 대전 감독은 한때 '홈런왕'이라 불렸다. 어이없는 슈팅을 비꼰 별명. '유상철 홈런왕' 게임까지 온라인에 등장할 정도였다. 유 감독은 몇 년전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시의 아픈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폴란드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국민 영웅이 된 '황새' 황선홍 포항 감독도 '개발'이라는 안티 별명을 10년 가까이 달고 살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든 히딩크 감독도 비난 화살을 피해나가진 못했다. 한-일월드컵 이전에 0대5로 지면서 '오대영'이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시련을 딛고 체육훈장 '청룡장', 대한민국 최초의 명예 국민이라는 영광을 안을 때 비난에 열을 올렸던 언론과 팬들이 히딩크 감독에게 미안해 했다.

안티 별명을 화끈하게 뛰어넘은 대표적인 예는 이동국(전북)이다. 이동국은 최근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축구와 삶을 이야기를 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기대주에서 지난해 리그 MVP를 받기까지의 영화같은 삶. 이동국의 유명한 안티 별명은 '양민학살용'. 강팀보다는 약팀을 상대로만 골을 넣는다는 의미였다.

이동국은 "안티 팬이 많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이마저도 팬들의 관심이었다"고 말했다. 프로는 궁극적으로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산다. 아예 실력이 없으면 안티팬이 생길 수도 없다. 스포츠에 있어 안티팬의 본질 중 하나는 기대다. 기대를 총족시키지 못하기에 아쉬움이 커진다. 이 때문에 진정한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 안티팬이 극성팬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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