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축구 모순에 발목잡힌 챌린저스리그 팀의 눈물

기사입력 2012-02-17 14:52


"우리가 FA컵에 못 나간다고요?"

챌린저스리그(K-3리그 전신) 정진혁 전주 EM 감독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전주 EM은 지난해 통합순위(9라운드까지 A·B조로 나눠 리그를 펼친 뒤 다시 18라운드를 인터리그로 벌여 순위를 정함)에서 9위를 차지해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하는 최고 권위의 FA컵 출전에 턱걸이했다. 챌린저스리그 소속팀이 FA컵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은 이렇다. 우승팀은 내셔널리그 5개팀이 대기 중인 2라운드 직행 티켓을 거머쥔다. 나머지 2~10위에 오른 팀들은 대학 7개팀(2011년 U-리그 챔피언십 4강 진출팀, 대학부 전국대회 우승팀, 전국체전 우승팀)과 1라운드부터 맞붙는다. 그런데 올해 개정된 대회 규정에 전주 EM은 발목이 잡혔다. 대학 선수들이 주축이 된 챌린저스리그 소속팀에 출전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정 감독은 FA컵 1라운드 대진 추첨(22일)이 벌어지기 일주일 전까지도 통보받지 못한 상태였다.

전주 EM의 억울함은 챌린저스리그의 태생적 모순에서 발단됐다고 할 수 있다. 2007년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의 만남으로 성인축구 인프라 확대를 위해 시범리그를 운영할 당시 팀 수는 10개였다. 이후 2008년 승부조작과 병역특례 문제에도 불구하고 팀 수가 비약적으로 늘었다. 지난시즌에는 16개팀으로 리그가 운영됐다. 올시즌은 두 개팀이 더 늘어 18개팀이 됐다.

그런데 태동 초기 협회는 리그 운영을 위해 대학선수로 구성된 대학팀에 리그 참가를 허용했다. 전주 EM(전주대)과 광주 광산FC(호남대)였다. 타팀들의 반발이 심했다. 이유는 기량 차였다. 대부분 챌린저스리그 팀들의 구성원을 들여다보면 전문적인 선수가 부족하다. 직장에서 퇴근한 뒤 공을 차는 이들이 다수다. 일명 '투잡'이다. 당연히 젊은 피들로 채워진 대학팀들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급기야 협회는 타 구단들의 거센 반발에도 또 다른 대학팀인 전남 영광FC(호남대)를 2010년 리그에 받아들였다. 협회는 대학팀에 제한을 뒀다. 대학 선수 50%와 일반인 50%를 섞어 경기에 출전하라는 것이었다. 미봉책에 불과했다. 헌데 협회는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올해부터 대학팀을 리그에서 방출시키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대학팀들은 리그 존속을 담보받는 대신 FA컵 출전권을 내주는 협의를 했다. 하지만 대학팀들은 협회의 일방적인 처사였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전주 EM 등 대학 팀들은 대학 팀이 아니다. 아무리 재정적 자립성과 선수 수급 방식이 협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할 지라도 협회에 대학 선수가 아닌 챌린저스리그 선수로 등록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챌린저스리그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기둥이 되었던 팀이 대학팀이다. 협회 측은 그동안 대학팀들의 공로를 인정해 존속은 시키돼 승강제가 실시되면 리그에서 퇴출을 검토하고 있다. 비상식적인 리그 구조에 눈물을 흘리는 것은 FA 무대를 밟아보는 것이 꿈인 선수들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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