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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캡처=데일리미러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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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009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첼시와 바르셀로나와의 4강전. 거스 히딩크 감독이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첼시는 홈팬들의 열렬한 성원 속에 맹렬한 기세로 바르셀로나를 몰아붙였다. 그러나 고비마다 석연찮은 판정이 첼시의 발목을 잡았다. 바르셀로나는 인저리타임에 터진 미드필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극적인 동점골(1대1 무)로 결승에 진출했다. 경기 후 디디에 드로그바와 니콜라 아넬카 등이 판정에 불만을 품고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기 후 음모론이 영국언론을 장식했다. 2007~2008시즌 첼시와 맨유의 결승전에 이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팀이 2회 연속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치르는 것에 불만을 품은 유럽축구연맹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음모론마저 나올 정도로 2000년대 후반 챔피언스리그에서 EPL클럽들의 기세가 거셌다.
그러나 올시즌은 다르다. EPL이 챔피언스리그 8강 대진표에 한 팀도 이름을 올리지 못할수도 있게 됐다. 첼시는 22일(이하 한국시각) 이탈리아 나폴리 스타디오 상파올로서 벌어진 나폴리와의 2011~2012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1대3로 패했다. 전반 27분 마타의 선제골로 앞섰지만 환희는 잠시였다. 라베찌(2골), 카나니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8강에 오르기 위해선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최소 2골차 이상 승리해야 한다. 다른 16강 생존자 아스널은 16일 16강 1차전에서 AC밀란에 0대4로 완패했다. 아르센 벵거 감독조차 "8강에 진출할 확률이 2~5%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할만큼 사실상 탈락이 확정적이다. 이미 우승후보 맨유와 맨시티는 32강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하며 EPL은 우울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EPL팀이 챔피언스리그 8강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1995~1996시즌이 마지막이었다. 이 후 EPL은 꾸준히 챔피언스리그를 노크하더니 전성기가 본격화 된 2006~2007시즌부터 8강에 3~4팀을 꾸준히 올렸다. 2007~2008시즌, 2008~2009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한 4팀이 모두 8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올시즌 들어 프랭크 램파드(첼시), 스티븐 제라드(리버풀), 리오 퍼디낸드 등 전성기를 이끌던 핵심 멤버들이 노쇠하며 전력에 변수가 찾아왔다. 맨시티는 처녀 출전에 따른 경험 부족, 맨유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을 이기지 못했고, 첼시는 안드레 비야스-보아스 감독의 세대교체 실패, 아스널은 사미어 나스리(맨시티) 세스크 파브레가스(바르셀로나) 등이 빠져나간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와 프랑스 리그1이 비상하고 있는 지금 올시즌 EPL의 챔피언스리그 몰락은 일회성이 아닐수도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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