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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초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유럽파의 컨디션 점검을 위해 닷새간의 일정으로 유럽에 다녀왔다. 박주영(아스널)과 기성용(셀틱)의 컨디션을 점검하기 위함이었다. 당초 일정이 틀어졌다. 기성용이 최 감독이 출국하기 직전 허벅지 부상을 했다. 최 감독은 과감히 스코틀랜드행을 포기하고 런던에서 박주영만 만났다. 그래도 최 감독은 "기성용이 부상에서 회복해 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보고 결정하겠다"며 믿음을 보였다. 그가 우려한 건 경기 감각이 아닌 경기 출전 여부였다.
최 감독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기성용은 쿠웨이트와의 '단두대 매치'에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쿠웨이트는 한국 원정경기에서 역습 위주의 공격을 펼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도 "쿠웨이트는 3~4명이 공격을 전개한다. 미드필드에서 상대 역습을 차단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역습을 끊고 재역습을 전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성용이 적격이다. 수세시에는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으로 상대를 거칠게 저지한다. '싸움닭'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공세시에는 송곳같은 패스로 좌우, 중앙으로 볼을 뿌린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김두현(경찰청)-김재성(상주)-김상식(전북)으로 구성된 허리진은 공격면에서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수비에서 자주 허점을 노출했다. 중앙에서 공격수에게 공간을 자주 내줬고 상대 역습에서 선수들을 자주 놓쳤다. 최 감독이 생각하는 재역습 구상에 부합하는 조합은 아니었다.
측면 공격을 선호하는 최 감독의 스타일을 봐도 기성용이 허리에서 중심을 잡아 줄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의 강점은 볼 키핑 능력과 자로 잰듯한 롱패스. 방향 전환도 빠르다. 수비수 2~3명을 달고도 볼을 뺏기지 않고 좌우로 정확하게 롱 패스를 넣어준다. 상대 역습을 차단함과 동시에 롱패스로 재역습을 시도하는 전략의 중심에 기성용이 서 있는 셈이다. 또 먼 거리에서 때리는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 수비를 끌고 나오는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다. 단 한가지 걱정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볼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기성용 박주영 등 유럽파까지 모두 합류하며 대표팀은 본 궤도에 올랐다. 한국 축구의 명운이 걸린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최 감독의 밑그림도 완성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