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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가고시마 전훈 캠프에서 만난 신태용 성남일화 감독은 '특급 이적생' 윤빛가람(22)의 개막전 활용법을 묻는 질문에 즉답을 회피했다. "팀 훈련도 안했는데 내보내지 말까"라며 싱긋 웃었다. '연막'이었다.
전북과의 개막전, 발 맞출 시간이 충분치 않았던 만큼 100% 컨디션도, 100% 조직력도 아니었다. 하지만 신 감독은 윤빛가람을 끝까지 믿고 썼다. 후반 중반 윤빛가람의 경쟁자 전성찬을 투입하면서도, 윤빛가람이 아닌 에벨찡요를 불러들였다. '포지션 라이벌'이 공존했다. "수비수와의 신경전으로 예민해진 에벨찡요가 경고를 받을까봐 보호 차원에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윤빛가람은 지난 시즌 종료 직후 유럽리그 진출을 강력히 희망했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해외 경험을 쌓고 싶다는 의지가 확고했지만, 경남 구단과 진통 끝에 성남행이 결정됐다. '시크'하기로 소문난 윤빛가람답게 "지나간 일"이라고 정리했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았다. "에이전트에게 성남에 대해 자세히 물어볼 만큼 예전부터 관심 있던 팀이다" "성남과 신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공격적인 플레이스타일과 잘 맞는다"는 말로 만족감을 표했다.
'패스마스터'로 불릴 만큼 패스라면 일가견이 있다. 첫번째 터치는 천부적이다. 스루패스는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패스만큼은 자신 있다.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 패스는 되겠다는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드리블 하다가 나도 모르게 팍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는 정말 짜릿하다"며 웃었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 "사실 스루패스를 연습으로 만들어내기는 힘들다. 솔직히 연습한 적 없다. 포지션이 미드필더이고 초등학교때부터 패스, 킥의 정확성 등 기본기에 신경을 많이 쓴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윤빛가람은 올시즌 10골-10도움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0년 데뷔 때부터 3년째 줄곧 같은 목표다. K-리그 신인상을 수상한 2010년 9골7도움, 2011년 8골7도움을 기록했다. 늘 한끗이 모자랐다. 미드필더라는 보직상 골보다 도움 욕심이 크다. 해결사가 즐비한 '신공' 성남에서 틀림없이 두자릿수 도움을 달성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있다.
부경고 동기 전현철(22)과의 시너지에도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 윤빛가람은 고3이던 2008년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고교축구대회에서 우승과 함께 최우수선수상(MVP)를 수상했다. 올시즌 성남 드래프트 1순위로 뽑힌 U-리그 득점왕(아주대) 출신 공격수 전현철과 환상의 호흡을 뽐냈다. "현철이는 빠르고 뒷공간으로 빠져들어가는 움직임이 좋다. 같이 경기에 나서면 너는 알아서 뛰어라, 내가 알아서 (패스를) 넣어줄 테니까 그랬다." 4년만에 프로무대에서 운명처럼 재회한 '절친'을 가능한, 많은 '도움'으로 돕고 싶다. "현철이는 골 많이 넣고 신인상 받고, 저는 도움 많이 올리면 좋죠"라며 웃었다.
성남에서 소원하던 등번호 14번을 달았다. 잘나가던 부경고 시절 14번은 최고 에이스의 상징이자 행운의 번호였다. 4년 전 그날처럼 14번을 달고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꿈을 꾸고 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성남 14번' 윤빛가람의 올시즌 가장 큰 목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