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허정무 흔들기', 그 속에는

최종수정 2012-03-07 12:56

허정무 인천 감독.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인천 유나이티드가 시끄럽다.

인천은 올시즌 'K-리그의 미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던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개장하며 제2의 창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구단 안팎에서 잡음이 이어지며 비틀거리고 있다. 인천은 지난달 24일 지급돼야 할 2월 선수단과 사무국의 급여를 5일에야 지급했다. 대외적 이미지뿐만 아니라 구단 내부적으로도 상처가 컸다. 인천이 올시즌 제대로 운영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 과정에서 불똥이 허정무 인천 감독에게 튀었다.

재정적으로 흔들리자 방만한 구단운영이 도마에 올랐다. '인천축구를 사랑하는 시민들의 모임(인축사)'이 '허정무 저격수'로 나섰다. 이들은 '인천은 허 감독의 학연을 중심으로 얽혀있다. 최승열 인천 단장은 영등포공고-연세대 동문이고, 올시즌 영입된 김현태 골키퍼 코치도 고교후배다. 다른 시민구단의 2배에 가까운 190억원의 예산을 쓰고도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인천이 방만하게 운영됐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인축사는 올해 1월 인천 지역 축구인들을 중심으로 인천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발족했다. 이들은 발기인창립총회서 허 감독의 퇴진을 비롯, 예산절감과 구단 재정의 투명성 확보, 유소년 투자 강화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역 축구의 정점에 있는 인천이 시민구단으로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어, 인천 축구 부흥을 위해 시와 구단 측에 변화를 촉구하겠다고 했다. 인축사에게 외부로 불거진 '임금체불사태'는 좋은 타깃이었다.

논란이 되는 것은 인축사의 뒷배경이다. 인축사는 인천 축구 원로 오인복씨가 회장으로 있지만, 전 인천 사장이었던 조건도 인천축구협회 회장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회장도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인축사 발족배경에 대해 "조 사장의 위치가 흔들리고 있었고, 이때 허 감독이 언론플레이를 하는 등 지역 축구인들 사이에서 너무 하지 않냐는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취임 8개월만인 지난 1월 인천 사장직을 사임했다.

조 회장의 사임은 그동안 외부로 표출될 만큼 쌓여온 구단 내부 갈등이 중요 이유로 꼽힌다. 인천축구협회장 자리를 놓고 현 최 단장과 경선을 벌였던 조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으며 의견충돌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허 감독과 조 회장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허 감독은 12월 인터뷰를 통해 "안종복 전 사장과 현 사장이 너무 달라 선수단이 혼란에 빠졌다. 조 사장이 인천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고 폭탄발언을 던졌다.

당시 허 감독과 조 회장의 파워싸움은 허 감독의 승리로 끝났다. 조 회장은 표면상 사임의 형태를 취했지만 사실상 경질이었다는 것이 인천 관계자의 전언이다. 인천 관계자는 "이번 갈등은 조 회장의 사장 취임부터 이어진 파워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잘 보여준다. 조 회장은 여전히 허 감독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둘의 관계가 봉합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회장도 "우리가 압력단체는 아니다"고 전제하면서도 "인천 축구인들도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 않느냐. 허 감독 체제로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인천 축구를 이끄는 중심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계속해서 허 감독을 타깃으로 할 뜻을 분명히 했다.

허 감독은 계속된 악재에 힘들어 하고 있다. 허 감독은 올시즌을 앞두고 설기현 김남일을 영입하며 의욕적으로 나섰다. 동계훈련도 충실히 하며 8강에 진입하지 못할시 스스로 물러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그러나 정치 논리에 휘말리며 한 숨을 쉬고 있다. 허 감독은 "여기저기서 자꾸 흔들어 힘들다. 우리 구단을 음해하고 있다. 실제로 방만하게 운영했다면 비난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건 이유가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실질적 선수단 운영비는 그렇게 크지 않다. 올시즌 영입 선수들은 모두 자유계약이고, 용병들도 수준에 맞게 최대한 낮춰서 영입했다. 나는 돈에 관해선 떳떳하다. 구단 경영평가가 이루어질 것으로 아는데 그때 되면 모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허 감독은 7일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팬들에게 사과문을 남겼다. 허 감독은 빨리 사태 해결을 마무리하고 선수단 운영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사태가 계속될 경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허 감독은 "지금은 선수단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다. 큰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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