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축구단의 역사와 영광까지 살 수 없다."
세계의 부호들이 축구에 돈을 쏟아붓는 것은 잉글랜드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망 역시 지난해 5월 카타르 투자청에 인수됐다. 카타르 투자청의 주인인 셰이크 타밈 카타르 왕세자는 8600만 유로(약 1270억원)를 들여 하비에르 파스토레(아르헨티나) 모하메드 시소코(말리) 등을 영입했다.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데려왔다. 파리 생제르망은 리그1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아시아 축구 역시 거부들의 각축장이다. 특히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한 중국은 치열하다. 선두주자는 광저우 헝다다.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 그룹의 수장 쉬자인은 광저우 헝다에 거액을 쏟아부었다. 아르헨티나 용병 다리오 콘카의 이적료와 연봉으로만 300억원 가까이 지불했다. 적극적인 투자 결과 광저우는 2010년 2부리그 우승, 2011년 1부리그 우승을 거두며 중국 축구 최정상에 올랐다.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2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K-리그 챔피언 전북 현대를 5대1로 누르며 아시아 축구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쉬자인 구단주가 이 경기 승리로 지출한 돈만 28억원에 육박한다. 광저우 외에도 1월 니클라스 아넬카(프랑스)를 114억원에 영입한 상하이 선화도 중국 IT업계 거물인 주쥔이 구단주로 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어가면 나라별로 특징이 있다. 러시아 가스 재벌인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자국 최고 권력자와의 갈등 관계 때문에 첼시를 인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대통령 시절부터 자신과 맞지 않는 러시아 가스 재벌들을 숙청해왔다. 이 때문에 아브라모비치는 2003년 인수한 첼시를 서유럽 사회로의 탈출 및 진입 통로로 활용하고 있다.
중동 구단주들은 축구팀을 자기 재력 과시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 자신이 운용하고 있는 투자청을 통해 축구단을 지배하고 있다. 중동 자본이 각종 금융이나 항공, 부동산 사업 등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는 일환인 셈이다.
중국은 또 조금 다르다. 차기 중국의 주석이 유력한 시진핑 부주석은 축구광이다. 시 부주석은 축구 구단을 운영하는 기업에 세금 감면과 대출 편의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국가가 경제 발전을 주도하는 중국식 자본주의의 특성상 정부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기업들이 앞다투어 축구에 투자하는 것도 결국은 이 때문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