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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판에 칼을 꺼내들었다. 칼끝은 외부가 아닌 내부를 향했다. 역설의 리더십었다.
'윈-윈'이었다. 대행 꼬리표를 뗀 최 감독이 정식 사령탑으로서의 첫 승이었다. 지난해 득점왕(24골) 데얀은 '슬로 스타터'의 오명을 씻었다. 그는 지난 시즌 4경기 만에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올해는 2경기나 빨리 축포가 터졌다.
강공이 낳은 효과다. 한 번은 터트려야 할 문제였다. 데얀은 겨울이적시장에서 중국 광저우 부리로부터 이적료 500만달러(약 56억원)에 서울에서 받은 연봉의 두 배가 넘는 180만달러(약 20억원)의 거액을 제안받았다. 이적을 희망했지만 구단의 반대로 무산됐다. 섭섭한 감정이 남아 있었다.
최 감독은 전남전을 마친 후 데얀에게 다시 당근을 줬다. 그는 "지난 주의 경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개인이 아닌 팀을 봐야 했다. 데얀이 본연의 위치로 돌아오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웃었다.
데얀은 프로였다. 골 뿐이 아니었다. 90분내내 적극적으로 공수에 가담했다. 현란한 개인기와 압박으로 최 감독의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후반 38분에는 회심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하기도 했다. 팬들은 "데얀"을 연호하며 기뻐했다.
악몽에서 탈출했다. 데얀은 8일 최 감독과 함께 홈 개막전 미디어데이에 참석, 해명했다. 이날 또 다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개인보다는 팀이 우선이라고 했다. "지난해에는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무관이었다. 2010년에는 득점왕은 거머쥐지 못했지만 리그와 컵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골을 넣는 것도 좋지만 팀이 우승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승부욕이 꺾인 것은 아니다. '이동국은 매 경기 골을 넣고 싶다고 했는데'라는 질문이 나오자 "난 매 경기 2골을 넣고 싶다"고 응수, 웃음꽃을 선물했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