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복이, 한국형 용병으로 빠르게 거듭나고 있다

기사입력 2012-03-14 14:24


사진제공=광주FC

푸른 눈의 용병들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낯선 동양 문화와 생각의 차이 등 여러 변수를 극복해야 한다. 또 경기에서도 용병이라는 이름값을 해야하는 부담도 적지 않다.

그러나 K-리그 최초로 2m 시대를 연 '광주의 크라우치' 복이(25·2m1)는 다르다. 놀라운 적응력을 보이고 있다. 한국 땅을 밟은 지 3개월 만에 '광주맨'이 다 됐다.

끈끈한 동료애로 뭉쳐있는 광주의 젊은 피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복이는 지난해 12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K-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목포에서 동계전지훈련 중이었던 광주에서 테스트를 받았다. 당시 묘한 매력을 느꼈다. 광주 선수들이 테스트생 신분인 자신에게 환대를 해줬기 때문이다. 그동안 치열한 경쟁과 질투가 도사리는 유럽 팀들의 틀 안에 갖혀있던 복이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10일간의 테스트를 마친 뒤 복이는 고향인 세르비아로 돌아갔다. 광주가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에이전트에게 K-리그로 가고 싶다고 강력하게 피력했다. 바람은 지난 2월 어루었다.

복이는 헝그리 정신과 정이 살아있는 광주 선수들의 따뜻한 마음에 또 한번 깊은 인상을 받았다. 수비수 김수범이 중국 전지훈련기간 상대 선수에게 발을 밟혀 고통스러워하자 나머지 선수들이 복수전(?)을 펼쳤다. 유럽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부상은 곧 '남의 행복'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광주 선수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서로를 격려해주고, 아껴주고, 위로해줬다. 복이는 마음이 편해졌다.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자신을 믿어줄 것 같았다.

그러면서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졌다. 적응력을 높이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복이는 적극적으로 선수들에게 다가간다. 장난기가 많은 그는 먼저 장난을 친다.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받아준다. 페이스북과 문자를 이용해 월활한 소통을 한다. 무료 영어과외를 해주면서 선수들과 더 친밀감을 쌓고 있다. 최근 광주 선수들이 영어 공부에 관심을 갖자 4개국어(영어, 세르비아어, 러시아어, 포르투갈어)에 능통한 복이는 영어를 알려주고 있다.

호텔 생활을 하고 있는 복이는 조만간 구단에서 마련해준 아파트에서 생활하게 된다. 지난 12일 이미 한국으로 건너온 미모의 아내와 9개월 된 딸과 함께다. 용병들은 여자친구나 아내가 옆에 있으면 안정감을 찾는다. 복이가 최적화된 '한국형 용병'으로 거듭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 하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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