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3경기만에 초강수 '머리 자르고 초심으로'

최종수정 2012-03-15 12:47

정해성 전남 감독. 스포츠조선DB

'마누라 빼고 다 바꿨다.' 올시즌 전남은 선수단의 절반 이상을 바꿨다. 35명 중 19명이 뉴페이스다. 그런데 바뀌지 말아야 할 것도 바뀌었다. 지난해 전남을 이끌었던 끈끈함, 정신력이 사라진 것이다.

정해성 전남 감독은 개막 후 2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꼈다.

"서울전을 마치고 선수들에게 화를 냈는데 경기 결과가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는 상대보다 한 발 더 뛰고 희생하는 모습으로 성적을 유지했다. 서울전만 놓고 보면 지고 있는 상태에서 뭔가 해보자는 느낌이 안들었다. 지난해 전남을 지탱했던 끈끈함이 사라졌다. 이런 선수들의 태도에 화가 났다."

홈 개막전에서 강원과 0대0으로 비긴데 이어 서울 원정에서는 0대2로 패했다. 개막 후 2경기에서 무득점, 1무1패로 K-리그 14위까지 처졌다..

올시즌 도입된 스플릿시스템은 전쟁이다. 팀당 44경기를 치른 뒤 우승팀이 결정된다. 30경기 후 9~16위가 소속된 하위 그룹으로 떨어지면 1부리그 잔류를 장담할 수 없다. 감독과 선수들이 느끼는 온도차가 컸다. 정 감독이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서울전이 끝난 휴식일조차 반납하고 다음날 선수들과 1대1 면담을 실시했다. 면담을 하기 전에 미리 머리를 짧게 잘랐단다. '해보자'는 의지를 선수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1대1 면담을 거친 선수들은 감독의 의중을 읽었다. 정 감독은 "선수들이 도전정신, 희생정신이 부족했다고 스스로 인정하더라. 우리팀은 응집력이 강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 선수들이 모두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말을 먼저 하고 면담을 마쳤다"며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효과는 다음 날 바로 나타났다. 훈련을 위해 나온 선수들이 하나같이 머리를 짧게 자르고 온 것. 브라질 용병 빠울로는 아예 삭발까지 했단다.

"선수들의 자발적으로 머리를 자르고 나왔다. 다시 시작하자는 의지가 보였다.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얘기를 선수들에게 해줬다. 분위기가 반전됐다." 정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14일에는 러시아 2부리그 팀과 연습경기를 치르며 전열을 다시 가다 듬었다. 그러나 두 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공격진에는 크게 변화를 주지 않을 생각이다. 공격수들이 골을 터트려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정 감독은 "앞으로 정규리그가 28경기나 남았다. 공격진 변화보다는 서로 팀을 위해 한 발 더 뛰는 작년의 모습을 찾는게 먼저다. 믿음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3라운드 상대는 '닥공(닥치고 공격)'의 전북. '호남더비'가 열리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남의 변화를 확인할 차례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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