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400승 날려버린 지쿠, 무엇이 문제였을까

기사입력 2012-03-18 13:30


사진캡쳐=KBSN 중계화면

포항과 부산의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3라운드 경기가 열린 17일 포항 스틸야드. 2-2로 맞서고 있던 후반 43분 포항의 코너킥 상황이었다. 박성호가 코너킥을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볼은 텅빈 골문안으로 향했다. 골라인을 넘기 직전 포항의 지쿠가 발을 가져다댔다. 골네트가 출렁였다. 지쿠와 박성호는 기뻐했다. 포항에 모인 9000여 관중들도 열광했다.

하지만 환호도 잠시였다. 부심과 이야기를 나누던 고금복 주심은 골라인 앞에서 휘슬을 불며 왼손을 하늘 높이 들었다. 간접프리킥 선언. 오프사이드였다. 골을 뺐긴 포항 홈팬들은 흥분했다. 전 관중이 "심판! 눈떠라!"를 외쳤다. 하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경기는 2대2 무승부로 끝났다. 울산에 이어 K-리그 두번째로 400승 달성 대기록이 날아가던 순간이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심판진의 오프사이드 판정은 정확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간한 경기규칙 11조 '오프사이드'편에 따르면 '선수가 볼 그리고 최종 두 번째 상대 선수 모두보다 상대 팀의 골라인에 더 가까이 있다면' 오프사이드라고 정의를 내린다. 박성호가 헤딩슛을 하던 시점이 기준이다. 지쿠는 상대의 최종 수비수와 두번째 선수 사이에 있었다. 명백한 오프사이드였다. 간혹 오프사이드를 '골키퍼와 최종 수비수 사이에 있을 때'라고 착각하는 이들이 있다. 대개 경기 내내 골키퍼가 제일 뒤에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착각이다. 기준은 골키퍼가 아닌 맨 마지막에 있는 선수와 두번째 있는 선수다.


사진캡쳐=KBSN중계화면
만약 지쿠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심판진은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더라도 그 선수가 플레이에 간섭하지 않는다면 오프사이드가 아니다. 하지만 지쿠는 슈팅을 하며 플레이에 간섭했다. 일각에서는 지쿠가 볼에 발을 가져다댄 지점이 골라인을 넘었다고 지적하지만 관계가 없다. 심판진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지쿠가 '플레이에 간섭'했기 때문에 골을 인정하지 않고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판정의 절차에도 문제가 없었다. 고 주심은 처음에는 골을 선언했다. 하지만 부심이 주심을 불렀다. 고 주심이 보지 못한 오프사이드를 상황을 지적했다. 주부심 합의 판정이었다. 경기가 재개되기 전에는 심판진의 합의에 의해 판정을 번복할 수 있다. '주심의 골 선언→부심의 이의제기→주부심 합의판정→골선언 번복 및 오프사이드 선언'의 순서로 판정이 이루어졌다. 자칫 잘못하면 오해를 살 수 있었지만 소신을 가지고 내린 정확한 판결이었다.

포항의 대응도 깔끔했다. 억울할법도 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대기심을 통해, 포항의 주장 신형민은 고 주심에게 설명을 요구했다. 설명을 들은 황 감독은 흥분을 가라앉혔다. 승점 3점이 아쉬웠지만 항의한다고 해서 판정이 바뀌지 않는다. 전관중이 흥분한 상황이었지만 황 감독만은 냉정하면서도 이성적인 판단을 내렸다. 황 감독은 선수들에게 침착하라고 주문했다. 심판진의 정확한 판정에 걸맞는 황 감독의 결단 덕택에 경기는 깔끔하게 끝날 수 있었다. 동시에 오프사이드 판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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