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리그 팀들은 홍명보호 차출을 원한다?

기사입력 2012-04-02 14:00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오른쪽)과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 스포츠조선DB

"요르단과의 2차예선이 가장 힘들었다. 경기 3일 전까지 누가 합류할 수 있는지 조차 몰랐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예선, 최종예선을 치르면서 가장 고민이었던 부분이 팀의 중심인 J-리거의 차출 여부였다. J-리거 팀들이 홍명보호 차출에 비협조적이었다. 요르단과의 2차 예선이 시즌 중인 6월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홍 감독은 팀주축인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의 차출 여부를 두고 고민을 거듭했다. J-리그 구단 관계자와 감독과 면담을 가지기도 했고 일본축구협회 고위 관계자와 친분이 두터운 이케다 세이고 올림픽대표팀 피지컬 코치를 특사로 파견하기도 했다. 쉽지 않았다. 그래서 결단을 내렸다. 2차예선에서 부르지 않고 더 중요한 최종예선에서 차출 협조를 얻기로 했다. 홍 감독과 J-리그 팀들간의 '밀당(밀고 당기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다.

그런데 최종예선 과정에서 J-리그 팀들의 태도가 갑자기 호의적으로 바뀌었다. 홍명보호에 적극 협조했다. 과연 최종예선이 진행되는 동안 홍 감독과 J-리그 팀들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홍 감독의 '밀명(?)'을 받고 일본을 수차례 방문했던 세이고 코치가 그 뒷 이야기를 들려줬다.

'눈에 보이는 효과'가 J-리그 감독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한다. 세이고 코치는 "J-리그 감독들이 한국 선수들이 올림픽대표팀에만 다녀오면 실력이 늘어서 온다. 리그에서 평소보다 더 잘뛰기 때문에 차출에 협조하게 된것 같다"고 밝혔다. 그 배경이 재미있다. 일본은 평소 팀 훈련을 강하게 하지 않는다. 정해진 시간동안 필요한 훈련만 한다. 한국식 훈련에 익숙한 선수들에겐 훈련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게 당연하다. 개인 훈련을 따로 하지 않으면 몸이 처진다. 그러나 홍명보호에 다녀오면 J-리그 팀보다 강한 훈련을 소화하게 되고 정상 컨디션을 되찾아 소속팀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J-리그 팀이 홍명보호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된 시기다.

홍 감독의 일본 내 위상도 크게 한 몫했다. 홍 감독은 2000년 J-리그 가시와 레이솔에서 뛸 당시,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로서 주장을 맡아 팀의 정신적인 지주로 우뚝섰다. 주장 완장을 찬 뒤 하위권을 맴돌턴 팀을 J-리그 3위까지 올려 놓았다. 홍 감독의 능력이 J-리그 전체 팀에게 알려지게 된 시기이기도 하다. 세이코 코치는 "J-리그 팀에선 감독이 주장에게 선수들을 모아놓고 얘기하도록 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시 홍 감독은 감독 대신 경기전 선수들을 모아 놓고 지시를 내릴 정도로 팀에서 인정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J-리그 전체에 소문이 돌았고 이때부터 생긴 홍 감독에 대한 신뢰가 지금에 와서 그 빛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홍 감독은 지난달 22일 2~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최종예선 차출 협조에 대한 고마움을 직접 전하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차출 의무 결정으로 더욱 힘이 실렸지만 홍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이미 이번 방문으로도 J-리그 팀들과 별개로 본선 무대 차출 협조에 대한 교감을 나눴기 때문이다. 런던행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경기와 상대 전력 분석에만 집중할 환경이 만들어졌다. 오히려 18명 밖에 되지 않는 본선 엔트리에 소속팀 선수가 포함되길 바라는 J-리그 팀들이 '홍심(心)'의 움직임에 더 관심을 갖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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