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9라운드 부산-강원전, 경기 전 만난 안익수 부산 아이파크 감독은 "엔트리에 못보던 이름이 한 명 있을 것"이라며 빙긋 웃었다. 어떤 선수냐는 질문에 "어떤 선수인지 한번 잘 보시라"며 말을 아꼈다.
'부산의 비밀병기' 최진호(23·부산 아이파크)가 떴다.
이날 부산은 홈에서 강원을 맞아 전반 '질식수비' 대신 '맹렬한 공세'로 나섰다.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양팀의 공방이 이어지던 전반 25분 무렵 부산 벤치가 분주해졌다. 일찌감치 교체사인이 떴다. 13번 최진호를 7번 파그너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읽혔다. 최진호는 지난해 12경기에서 1골을 기록했다. 올시즌 9경기만에 비로소 그라운드에 섰다. 모처럼 찾아온 천금의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이종원의 슈팅이 강원 골키퍼 송유걸의 손에 맞고 나오자 필사적으로 문전쇄도했다. 튕겨나온 공을 강하게 차넣으며 골망 중앙을 흔들었다. 연속 2회 공중제비 세리머니로 올시즌 마수걸이골을 자축했다. 지난해 관동대를 졸업하고 부산에 입단한 최진호는 지난해 강원과의 K-리그컵 대회에서 프로 첫골을 기록한 비장의 '강원 킬러'다. 올시즌 처음 나선 그라운드에서 강원을 상대로 K-리그 데뷔골을 쏘아올렸다. 지난 17일 한남대와의 연습경기(4대1 승)에서 1골을 터뜨린 골감각을 그대로 K-리그에 옮겨왔다. 미용실을 하시는 어머니가 직접 만들어준 '돌격머리'가 트레이드 마크다. '돌격머리'에 걸맞은 저돌적인 플레이로 감독의 기대에 200% 보답했다. 10여분 후인 전반 36분 최진호는 홈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파그너와 교체됐다.
부산은 강원전에서 최근 들어 가장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 12분 이종원, 전반 22분 한지호가 위협적인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고, 후반 한지호 대신 투입된 윤동민이 2차례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다. 부산은 이날 10개의 슈팅을 날렸다. 이중 7개가 유효슈팅이었다. 후반 중반 이후에서야 부산은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특유의 '질식수비'를 가동했다. 직전 경남전에서 시즌 첫골을 터뜨리고 이날도 날선 움직임을 보인 강원의 정성민을 완전봉쇄했다.
서울, 전북전에서 2경기 연속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던 부산은 3경기만에 첫 득점과 함께 승리를 기록했다. 홈 첫승이다. 지난 3월30일 성남전 이후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 서울전 이후 3경기 연속 무실점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부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