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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충수는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 시계는 또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그들에게 브레이크는 없다.
조 회장은 2월 3일 사죄 기자회견에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협회내에 사법과 감사, 회계분야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윤리적이고 투명한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자구책이 사무차장과 법무실장 신설이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김 부단장의 사무차장 인선은 주소가 틀려도 너무 틀렸다. 그는 축구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1988년 대우로얄즈 프로축구단에 입사, 홍보, 마케팅, 기획팀장을 거쳐 부산 아이콘스(현재 아이파크)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이어 인천 구단 초대 사무국장을 맡은 후 2006년 부단장으로 승진했다. 20여년간 축구계에서 닳고 닳았다. 쇄신 인사와는 거리가 멀다.
김 부단장은 홀로 탈출했다. 지난달 사무차장으로 말을 갈아타기 위해 인천에 사표를 냈다. 그가 떠난 구단은 만신창이였다. 허정무 감독마저 이달 초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김 부단장이 연간 예산이 1000억원인 축구협회의 살림을 맡는단다. 사무차장은 행정 부책임자다. 김주성 사무총장과 각 국장의 사이에서 중간 고리 역할을 하게 된다. 그의 인선에는 각별한 관계인 김 총장도 막후에서 역할을 했다. 김 총장이 현역 시절 선수와 프런트로 호흡을 맞췄다. 수뇌부는 자연스럽게 객관성도 잃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축구협회 내부도 반발하고 있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회장 임기가 8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공개채용이 아닌 밀실에서 이루어진 인사에 불과하다. 낙하산 인사"라며 발끈하고 있다.
조 회장의 재선을 위한 '꼼수'라는 해석도 있다. 올해 축구계는 선거의 해다. 연말 시도협회장과 산하 연맹 회장 선거에 이어 내년 1월 협회장 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조 회장은 두 달전 재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남은 임기 동안 모든 것에 연연하지 않고 주어진 소임을 다하겠다. 연연하지 않겠다고 한 것에 대해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애매모호했지만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겠다는 발언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그는 최근 한 모임에서 연임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단장을 '선거용'으로 영입했다는 소문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조 회장이 재선될 확률은 낮다. 축구계의 '보이지 않는 손'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조 회장에게서 등을 돌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선을 꿈꾸는 정 회장은 축구와 인연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축구는 곧 그의 파워다. 축구협회를 통해 전국의 축구 조직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활용 가치가 높다. 차기 회장도 잡음이 없어야 한다. 정 회장은 차기 회장 후보로 조 회장이 아닌 '현대가'의 인물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이렇다보니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김주성 총장-김석현 차장'이 조 회장과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조 회장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 있는 형국이다.
축구협회 직원들은 요즘 힘을 잃었다. 과연 한국 축구에 비전이 있는지 의문이란다. 조 회장은 권력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임기 8개월을 앞두고 억대 연봉을 주고 비상식적인 인사를 하는 것은 직권 남용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