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돌풍의 숨은 주역, ‘약손’ 김장열 트레이너

기사입력 2012-04-28 11:10


김장열 트레이너.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하는 말이 있다.

제주의 시설이 K-리그 구단들 중 최고라고 점이다. 이는 타구단 관계자들도 깨끗이 인정한다. 클럽하우스, 훈련장 등 모든 시설이 돋보이지만 그 중에서도 재활 시설은 제주의 자랑이다. 제주의 재활 시설이 최고라는데는 20년 동안 한결같이 제주에서 선수들의 재활관리를 책임져온 김장열 재활 트레이너의 공이 컸다. 현재 제주가 갖추고 있는 재활시설은 2006년에 계획한 후 2007년 5월 8일에 들어오며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제주 재활 시설이 특별한 이유가 있다. 김 트레이너는 "시설보다는 시스템이 중요하다. 미국과 유럽의 사례를 참고로 모기업(SK)의 지원을 받아 시스템을 디자인하고 구축했다. 시스템 구축할 때 미국과 유럽스타일을 섞었다. 축구에서는 유럽형 시스템이 어울리지만, 유럽도 미국형 시스템을 따라가는 추세여서 조합이 필요했다. 그러다 보니 시설도 부가적으로 따라왔다"라며 시스템 구축을 우선시 했음을 밝혔다.

그만큼 김 트레이너는 제주에서 자신만의 시스템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 그는 "예전 트레이너는 마사지사 같았다. 공이나 줍고, 물이나 주는 허드렛일 개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트레이너가 선수들의 부상관리와 체력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관리한다. 부상 후 재활운동을 하는 것이 아닌 부상을 예방하는 개념이다. 예를 들면 심영성의 근력 테스트를 한다고 치면 결과를 데이터로 남겨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체크 한다. 그가 뒤쪽과 오른쪽 근육이 약하다고 치면 그 부분에 대해 운동을 해서 부상방지 하라고 조언하는 식이다"고 설명했다.

제주 선수 관리 과정에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 제주의 공격 중심인 산토스는 양쪽 무릎 십자인대가 없다. 그는 오로지 무릎 뒤쪽 근육 햄스트링에 의지 한 채 공을 차고 있다. 산토스가 부상 없이 좋은 기량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김 트레이너는 "사실 산토스는 교과서적으로 봤을 때 인대 재건 수술해야 한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이 100% 찾아오기 때문이다. 수술하면 퇴행성 변화는 방지하고 선수로서 복귀하지만 예전 기량의 80% 밖에 발휘하지 못한다. 산토스가 수술 대신 햄스트링 근육으로 운동하지만 완전히 대체하지 못한다. 다행히 그가 체중이 적게 나가고 인대 역할을 근육이 대신 해 줄 수 있기에 가능했다. 그래서 햄스트링 근육을 기르는데 관리해주는 편이다"며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타 구단들로부터 최고의 재활 시스템과 시설에 찬사를 받는 책임자로서 그가 한편으로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이 있다.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선수 몸 관리에 대해 소홀히 하는 한국 축구계의 현실이다. 그는 "타 팀들이 6년 전에 구축된 시스템을 가지고 극찬하는 것이 씁쓸하다. 그들이 이렇게 극찬하는 동안 뭐했는지 궁금하다. 사실 우리는 재활시스템과 시설을 구축하는데 큰 돈을 들이지 않았다. 타 구단들이 선수들을 자신들의 자산이라 해놓고 큰 돈을 들여 영입하고도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있지 않나. 한국축구가 반성해야 부분이다"며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또한 그는 트레이너로서 아닌 제주의 일원으로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K-리그 우승을 차지해 가슴 속에 별을 새기는 것이다. 김 트레이너는 "제주에서 오래 근무하는 것이다. 포부보다 우승 보너스 받아 보고 싶다. 제주도 가슴에 별을 달아 봤으면 좋겠다. 타 팀이나 종목의 동료들을 만났을 때 '제주는 우승 못해도 상관없잖아'라는 말을 들었을 때 씁쓸하다. 트레이너가 능력 없어서 우승 못했다는 소리가 듣기 싫다. 개인적으로 자존심과 근무한지 20년째라서 인지 더욱 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제주도 창립 30주년을 맞아서 올해는 해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우리보다 늦게 생긴 팀도 별이 한 바퀴 도는데 못할 거 없지 않는가"고 각오를 다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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