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잉글랜드 대표팀 지휘봉은 로이 호지슨 웨스트브로미치 감독(64)이 잡게 됐다.
2일(한국시각)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지슨 감독을 잉글랜드 대표팀 제20대 감독으로 임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웨스트브로미치와 계약이 끝나는 호지슨 감독은 4년간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끌 예정이다.
호지슨 감독은 1976년부터 감독 생활을 해온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스웨덴 할름스타드 BK 감독을 시작으로 잉글랜드 뿐만 아니라 스웨덴, 스위스, 이탈리아, 덴마크, 노르웨이 등에서 여러 팀을 이끌어왔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풀럼을 이끄는 동안 유로파리그 결승에 진출시키는 등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2010년 7월 리버풀을 이끌다 5개월만에 물러난 뒤 지난해 2월부터 웨스트브로미치 감독직을 역임해왔다.
클럽팀 뿐만 아니라 스위스, 핀란드, 아랍에미리트 국가대표팀을 맡는 등 감독으로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스위스 감독 재임 시절인 1994년 미국월드컵에선 팀을 16강에 올려놓기도 했다.
당초에는 토트넘을 정상권으로 끌어올린 해리 레드냅 감독이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후보 0순위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레드냅 감독은 토트넘과의 계약이 2년 이상 남아있는데다 대표팀을 맡았던 경력이 없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현재 잉글랜드 대표팀은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FA와의 갈등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뒤 스튜어트 피어스 21세 이하 대표팀 감독이 임시로 이끌어왔다.
호지슨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물론 유로 대회 우승은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다면 선수들 모두는 실망할 것이다. 우승 이외의 결과는 실망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뒤, "팀의 본선행을 이끈 주인공이 사령탑에서 내려왔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감독직은 모든 이들의 꿈이기도 하지만, 엄청난 압박감을 줄 수 있는 직업이다. 나는 이러한 점을 이겨낼 준비가 돼있다"며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호지슨 감독은 유로2012 본선을 한 달여 앞둔 이달 중순 대표팀을 소집해 숨가쁜 준비에 나선다. 잉글랜드는 본선에 앞서 노르웨이, 벨기에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 뒤, 6월 12일 프랑스와 본선 첫경기를 치른다. 잉글랜드는 프랑스, 우크라이나, 스웨덴과 함께 D조에 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