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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수도, 어떤 감독도 3대 리그에서 우승을 거두지 못했다. 그것을 이루는 첫 번째 감독이 나였으면 좋겠다."
프리메라리가 우승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무리뉴 감독 역시 우승직후 레알 마드리드TV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포르투갈, 잉글랜드, 이탈리아에서 모두 우승했지만 스페인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무리뉴 감독이 2010년 여름 레알 마드리드의 지휘봉을 잡았을 때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역사상 최고의 팀'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바르셀로나를 꺾는 것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를 조금씩 자신만의 색깔로 바꿔나갔다. 바르셀로나를 넘지 못했지만 조금씩 격차를 줄여나갔다. 무리뉴 감독은 부임 첫해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를 꺾고 2년만에 레알 마드리드에 우승컵을 안겼다. 2011~2012시즌 무리뉴 감독은 마침내 바르셀로나를 넘어 4년만에 레알 마드리드에 스페인 챔피언 타이틀을 안겨줬다.
고비도 있었다. 올시즌 무리뉴 감독은 계속된 바르셀로나와의 엘클라시코전 패배와 공격적인 인터뷰로 경질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수비를 강조하는 자신만의 스타일과 화려한 공격을 앞세우는 레알 마드리드 스타일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계속했다. 무리뉴 감독은 뚝심을 이어갔다. 레알 마드리드는 견고해졌고,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확실히 승점을 따냈다. 그렇다고 레알 마드리드가 공격력을 포기한 것도 아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30경기 만에 100골을 기록하며 최단기간 100득점 기록을 세웠고, 115골으로 1989~1990시즌 세웠던 한시즌 최다골(107골) 기록을 경신했다.
무리뉴 감독이 어느 리그, 어떤 선수를 가지고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이유는 그의 '실용주의'때문이다. 무리뉴 감독은 이길 수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지극히 실용적인 생각을 기반으로 한다. '안티 풋볼(Anti-Football)'이란 비판에도 불구하고 수비형 미드필더 3명을 동시에 기용하는 '트리보테(Trivote)'는 무리뉴의 실용주의를 보여주는 가장 단적인 예다. 무리뉴의 팀은 언제나 견고하며 빠르게 압박을 가한다. 공격시에는 가장 빠르게 골대로 도달하는 전술을 내세운다. 무리뉴식 4-3-3은 현대축구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이다.
화려한 언변속에서도 무리뉴식 승리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그는 언론플레이를 즐긴다. 이유가 있다. 스스로 논란의 중심에 서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그래서인지 선수들은 무리뉴 감독에 대해 강한 신뢰를 보인다. 팀을 떠났지만 첼시와 인터밀란의 선수들은 여전히 무리뉴 감독과 연락하며 고민을 털어놓는다. 무리뉴의 팀은 언제나 그를 중심으로 뭉쳐있다.
이제 무리뉴 감독의 남은 목표는 레알 마드리드의 통산 10번째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무리뉴 감독이 다음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할 경우 각기 다른 세 개의 클럽에서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룬 첫 감독이 된다. 잉글랜드 복귀설이 끊이지 않는 무리뉴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과의 4강전 패배 후 "두 시즌 연속 4강에 오른 것도 나쁘지 않은 결과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이상을 원한다. 다음 시즌에 우리는 또 다시 이 자리에 있을 것이고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싸울 것이다"며 레알 마드리드에서 목표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도전을 즐긴다. 이것이 수많은 트로피를 차지하고도 멈추지 않는 힘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