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광양축구전용구장. 2008년 신설된 고교클럽 챌린지리그(18세이하) 초대 챔피언이 결정되는 결승 2차전이 열렸다. 전남의 유스팀 광양제철고는 울산의 유스팀 현대고와 함께 우승 트로피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결승 1차전에서 0대0으로 비겼던 두 팀은 결승 2차전에서도 0대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부차기에 돌입한 끝에 현대고가 광양제철고를 4대3으로 제압하고 감격적인 첫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고 선수들은 환호했고 시종일관 경기 흐름을 주도했던 광양제철고 선수들은 눈물을 삼켰다.
4년이 지난 2012년. 이들의 현주소는 바뀌었다. 당시 결승에 출전했던 광양제철고 출신 윤석영 김영욱 주성환 황도연(대전 임대)은 당당히 전남에서 한 자리를 차지했다. 윤석영 황도연 김영욱 등은 올림픽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리며 한국 축구의 기대주로 성장했다. 2012년 K-리그에서 윤석영과 김영욱은 주전, 주성환은 조커로 활약하고 있다. 반면 챌린지리그 초대 챔피언의 주인공들은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최진수 이용준 임창우가 울산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2012년 출전 시계는 '0'에 멈춰있다. 수비수 임종은은 성남으로 이적후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그래서 윤석영은 울산만 만나면 이를 간다. 2008년의 뼈아픈 기억을 되갚기 위해서다. 2009년 K-리그에 데뷔한 이후 울산전에 4경기 출전했다. 프로 데뷔골을 비롯해 1골 1도움을 올렸다. 수비수로서 적지 않은 공격포인트다. "2008년 우승을 내준 뒤 그때부터 울산은 무조건 이겨야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고등학교때부터 울산은 라이벌이었다." 울산을 상대하는 윤석영의 마음가짐이다.
최근 컨디션이 절정이다. 지난달 22일 대전전에서 1골-2도움이 맹활약으로 전남의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프로 데뷔 후 첫 멀티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29일 인천전은 0대0으로 비겼지만 윤석영은 활발한 오버래핑과 날카로운 킥, 짠물 수비를 펼쳤다. 대전전과 인천전에 2경기 연속 최우수선수(MOM)에 뽑혔다. 6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 11라운드 울산전에서 3경기 연속 MOM 도전에 나선다.
윤석영은 "요즘 준비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팀 성적이 좋지 않으니 욕심을 버리고 팀을 위해 희생한다는 생각 뿐이다. 그래야 좋은 찬스가 더 많이 온다"고 답했다. 3경기 연속 MOM 도전에 대해서는 "팀 승리가 중요하다. 3경기 연속 MOM에 선정되면 기분이야 좋겠지만 팀 승리가 더 기쁘고 행복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울산은 쉽지 않은 상대다. 전남은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2번 모두 울산에 패했다. 올시즌 울산은 이근호 김승용, 마라냥 등을 영입하며 전력이 한층 강화됐다. 윤석영은 "근호형 승용이형 등 빠른 선수들에 대비를 해야 한다. 울산 멤버가 정말 강하다"며 경계를 드러냈지만 "울산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다녀온만큼 체력적으로 힘들어 할 것이다. 우리가 한 발 더 뛰고 조직력으로 맞서면 승산이 있다"며 승리를 노래했다. 4년전 복수를 꿈꾸는 윤석영의 발 끝을 주목해 볼 때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