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역 경기와 무관중 경기. 어느 것이 더 무거운 징계일까.
인천은 이사회에 재심을 요청했다. '중립 지역 홈 개최로 시민구단으로서의 존재의미가 상실된다'는 명분을 들었다. 지난달 30일 연맹은 이사회의 서면 결의를 통해 재심 결과를 인천에 통보했다. 제3지역 경기는 무관중 경기로 바뀌었다.
객관적으로 보면 인천은 망연자실해야 한다. 무관중 경기는 제3지역 경기보다 규정상 더 수위가 더 높다. 내세운 명분도 그 의미를 잃었다. 그럼에도 인천은 아무런 불평없이 무관중 경기를 즉각 수용했다. 이번 결정에 미소를 짓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왜 그럴까.
이사회에 읍소하고 나섰다. 비용이 나가지 않는 방향을 원했다. 무관중 경기가 적당했다. 이사회 역시 인천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이사회에 참석했던 연맹 관계자는 "규정상 무관중 경기가 제3지역 경기보다 더 수위가 높다. 하지만 인천의 경우는 특별했다. 인천이 재정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무관중 경기가 덜 가혹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배려차원이었다"고 했다. 6월 14일 포항전을 무관중 경기로 치르는데 합의했다. 인천은 돈을 아끼게 됐다. 연맹은 무난하게 사태를 넘길 수 있게 됐다. 누이좋고 매부좋은 결정이었다.
다만 엉뚱한 곳에서 곡소리가 들린다. 인천과 연맹이 '볼 권리'를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던 팬들이다. 이번 결정으로 경기를 볼 권리를 박탈당했다. 특히 포항팬들은 '잘못은 인천이 했는데 왜 우리가 경기를 못보는 피해를 감수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인천팬들 역시 기분이 나쁘다.
인천이나 연맹은 묵묵부답이다. 인천은 "연맹의 무관중 경기 가이드라인을 따르겠다"고 했다. 연맹도 "징계이기에 희생되어야 할 부분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인천과 연맹은 만족하지만 팬들만 울고 있는 이상한 상황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