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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 FC와의 상주 상무의 경기에서 상주 이성재가 강원의 박우현과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사진제공=강원 F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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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에 거둔 3대0 승. 단순한 1승의 의미를 넘어섰다. 올시즌 상주의 문제점이 모두 해결된 완벽한 승리, 최고의 경기였다. 박항서 상주 감독은 연신 미소를 띄었다. "시즌은 이제 시작"이라며 순위 다툼에 자신감을 보였다.
상주 상무가 5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과의 K-리그 11라운드에서 3대0 완승을 거뒀다. 대구와 부산에 연패를 당한 뒤 적지에서 거둔 귀중한 승리였다. 세가지의 희망을 봤다.
박 감독은 경기 후 "올시즌 실점이 많아서 (수비진을 )재점검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상주는 올시즌 다크호스로 꼽혔다. 국가대표급 수비진으로 포백을 꾸렸다. 김형일 김치곤의 중앙수비진과 김치우 최효진 좌우 풀백은 K-리그 16개팀가운데 최고로 손꼽힐 정도.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달랐다. 올시즌 K-리그 10경기에서 16실점을 했고 무실점 경기는 인천전(1대0 승)이 유일했다. 지난주 부산전에서 1대2 패배를 당한 뒤 박 감독은 수비진에 손을 봤다. 강원전에서 올시즌 처음으로 5백을 들고 나왔다. 기존 포백에 수비형 미드필더 하성민을 수비진여에 내리면서 프리롤을 부여했다. 5백은 공격시 3-4-3의 형태로 바뀌었다. 수비 안정을 취하며 한 방의 역습을 노리는 실리축구로의 전환이었다. 이를 위해 부산전 직후 경기도 성남 부대로 복귀하지도 않고 상주에서 합숙 훈련을 실시했다. 상주는 강원전에서 시즌 두 번째로 무실점 경기를 이끌어내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박 감독은 "미드필드에서 1차 저지를 못해줘 그동안 실점이 많았다. 앞으로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전술을 더 가다듬어 실리축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올시즌 처음으로 조커 작전에도 성공했다. 박 감독은 올시즌 역전패가 많은 것을 두고 "경기 분위기를 바꿔줄 조커가 없다.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수도 없다"며 하소연했다. 강원전에서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된 이성재는 후반 20분 선제 결승골과 후반 44분 쐐기골을 뽑아내며 박 감독의 얼굴에 미소를 번지게 했다. "올시즌 11경기만에 처음으로 조커 작전이 성공했다. 최근 이성재의 컨디션이 워낙 좋아 선발 혹은 조커로 고민을 했었는데 앞으로 공격진 구성에 더 고민을 하게 생겼다. 고차원까지 부상에서 돌아오면 공격진을 구성하는데 여유가 생길 것 같다."
상주는 경기전 묵념을 했다. 어깨에는 검은 리본이 있었다. 승리의 기쁨은 하늘에 돌렸다. 5일은 최근 훈련 중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상주시청 여자 사이클 선수단 3명의 합동 영결식이 있던 날이었다. 이들은 지난 1일 오전 경북 의성군 단밀면 낙정리 25번 국도에서 훈련 중 25톤 화물트럭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채 피어보지도 못한 젊은 생명들의 죽음에 사이클계를 넘어 체육계 모두가 애도의 마음을 전했었다. 상주 선수단 역시 강원전을 앞두고 이틀전 빈소를 방문했다. 박 감독은 "같은 상주 가족이다.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세 여자 사이클 선수의 영전에 승리를 바치고자 선수단이 결의했다"고 덧붙였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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