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부터 잘못 꿴 부작용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 박병모 광주FC 단장은 강운태 광주시장의 사람이다. 2010년 선거캠프 홍보본부장을 지냈다. '코드인사' 논란의 중심이었다. 특히 단장 부임 이후 채 반년도 지나지 않아 채용 청탁과 관련해 금품수수 혐의로 축구단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불기소 처분으로 혐의는 벗었지만 떠난 팬심과 선수단 분위기를 흐트러뜨린 죄는 올시즌 갚아나가야 할 그의 몫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갈팡질팡이다.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2012년 K-리그 문을 연 지 두 달이 넘었는데도 최만희 감독과 연봉 협상을 하지 못했다. 광주시에서는 최 감독의 승리수당에 딴죽을 걸었다.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시에서는 연봉을 조금 인상하는 대신 수당을 줄이는 안을 제시했다. '눈가리고 아웅'이었다. 지난시즌 헌신의 대가는 전혀 소급적용되지 않았다. 최 감독은 고향의 축구 발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지난해 K-리그 수석코치급 연봉을 받으면서도 버텼다. 클럽하우스도 없이 원룸 빌라에서 생활하고 있는 광주의 젊은 선수들을 다독여 역대 시민구단 창단 최다승(9승)을 기록했다. 충분히 박수받을 만 했다. 더욱이 올시즌 초반에는 K-리그 돌풍을 이끌었다. 몰라보게 달라진 경기력으로 4월 중순까지 상위권을 유지했다. 헝그리정신으로 똘똘 뭉친 선수들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감독의 조화가 빛을 보기 시작했다. 광주축구로 대변되는 '비빔밥축구'가 말 그대로 잘 비벼진 모습이었다. 최 감독은 지난시즌과 같은 계약을 하기로 일단 구두합의를 했다. 그런데 올시즌 수당을 한푼도 받지 못했다. 고정 급여는 들어오는데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아 수당이 지급되지 않았다. 아이러니컬한 행정이다. 무엇보다 감독의 연봉 협상은 주로 단장과 사장들이 한다. 어찌된 영문인지 광주는 사무국장이 나선다. 단장은 뒤에 숨어있다. 감독의 급여가 시 예산으로 책정되는 부분이라 시장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모습을 지울 수 없다.
박 단장은 팀 곳간이 텅텅 비어가는데도 요지부동이다. 광주의 1년 운영예산은 90억원 정도다. 이 중 선수단에 70여억원이 투입된다. 아직 5월인데 벌써 선수단 운영비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 시즌 초반 시와 여러 협력업체들에 받은 돈은 지난해보다 2배나 오른 선수들의 연봉과 3월 한달간 3승1무를 하면서 나간 수당으로 사용됐다. 4월 성적이 주춤하면서 수당이 어느정도 모였지만, 성적이 좋으면 좋을수록 오히려 부담이 커지는 프런트들이다. 이런 문제점을 박 단장이 나서서 개선해줘야 한다. 25억원 정도 되는 시 지원금이 분기별로 나눠서 지급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나서서 풀어줘야 한다. 시에 자금줄이 묶여있는 협력업체 문제도 강 시장에게 건의해야 한다.
광주시는 박 단장의 선임을 발표할 당시 마케팅 분야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여준 박 단장의 노력은 보기좋은 허울이었다. 무능력의 극치였다. 시민구단이 자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또 노력해야 한다. 광주 축구단은 시에서 운영하는 공무원 집단이 아니다. 스포츠2팀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