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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000억원의 예산은 권력이 아니다. 벼슬도 아니다. 국민이 만들어 준 선물이다.
전북 출신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선수 욕심'을 낼 수 있다. 하지만 A대표팀은 전북이 아니다. 국위를 선양하고 있는 해외파도 있고, 전북 이외 15개 구단의 프로구단과 아마추어팀들도 있다. 에닝요가 없어도 한국 축구는 잘 굴러갔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이뤘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예선에서도 3차예선을 통과했다.
애초 에닝요의 귀화를 요청한 것은 무리가 있었다. 모기업이 현대자동차인 전북에 그가 기여한 공로는 크다. 팀을 두 차례 K-리그 정상에 올려놓았다. 전북이 한국은 아니다.
시기도 맞지 않다.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은 5개팀이 홈앤드어웨이로 8차전을 벌인다. 조 1, 2위팀이 본선에 직행하고, 3위는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급하게 귀화를 시키더라도 최종예선 1, 2차전은 일정상 뛸 수 없다. 최 감독은 내년 6월 최종예선이 끝나면 본선 진출 여부와 상관없이 물러나기로 했다.
일회용 귀화에 불과하다. 에닝요의 나이도 서른 살을 훌쩍 넘었다. 귀화하더라도 이중국적을 갖게 된다. 축구 인생을 마감하면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다. 국민 정서에 맞지 않고, 불가능한 '귀화 시나리오'다. 이치에 맞지 않는다.
최 감독이 귀화요청을 했더라도 축구협회에서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문제다. 안하무인 행정은 계속되고 있다.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조중연 축구협회장은 브레이크가 없다. 체육회가 반대한 문제를 놓고 법무부장관을 만나 담판을 짓겠단다. 과연 법무부장관이 조 회장을 만나줄 지도 의문이다. 체육회와도 교통정리가 안된 문제를 놓고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 축구협회의 현주소다.
귀화는 박주영 병역 논란 만큼 민감한 문제다. 공감대가 이뤄진 후 추진해야 한다. 축구협회의 직권 남용, 그 끝은 어디일까.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