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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무열.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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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터졌다. 동시에 황선홍 포항 감독의 가슴도 뻥 뚫렸다. 다른 선수들의 골과는 또 다른 의미다. 바로 고무열과 박성호의 골이다.
고무열과 박성호는 황 감독이 준비한 비장의 카드였다. 고무열은 지난 시즌 신인상을 놓고 이승기(광주)와 경쟁했다. 28경기에 나와 10골-3도움을 기록했다. 14골을 넣은 모따에 이어 팀내 득점 2위에 올랐다. 아쉽게 신인왕은 내주었다. 그 경험이 약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황 감독의 기대는 컸다.
그런데 올 시즌 뚜껑을 열고보니 양상은 정반대였다. 고무열은 찬스를 번번이 놓쳤다. 골이 터지지 않았다. 완벽한 찬스를 놓치는 때도 많았다. 팬들의 비판이 빗발쳤다. 그럼에도 황 감독은 고무열을 투입했다. 스트라이커라면 스스로 이겨내라는 의미였다. 고무열의 심적 부담은 커졌다. 고무열의 골이 터지지 않자 포항의 공격력도 예전만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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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싸움하는 박성호.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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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는 올 시즌 황 감독이 영입한 주요 선수다. 시즌 시작 전 대전에 김동희와 이슬기에 현금 5억원을 주고 데려왔다. 황 감독으로서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제몫을 못해 퇴출한 슈바의 역할을 해줄 장신 스트라이커가 필요했다. 시장에서 장신 스트라이커들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른 가운데 경험많고 센스 좋은 박성호는 황 감독의 입맛에 맞는 선수였다.
하지만 박성호도 부진했다. 데뷔전이었던 촌부리(태국)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예선전에서 골을 넣었지만 썩 좋은 경기력은 아니었다. 이어진 경기에서도 박성호의 움직임은 팬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무엇보다도 결정력이 아쉬웠다.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수들과의 몸싸움에 전념하느라 정작 골찬스에서는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침묵은 팬들의 비판을 불러왔다. 더구나 박성호는 올 시즌 영입 선수였기 때문에 그의 부진은 자연스럽게 황 감독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박성호로서는 이중으로 힘들었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골이었다. 그리고 이제 그 문제를 훌훌 털어버릴 수 있게 됐다. 기다리던 골이 터졌다. 고무열은 20일 강원과의 K-리그 1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2대1 승리를 견인했다. 골이 터지자마자 후보선수들까지 달려나와 고무열을 축하했다. 그동안 마음 고생에 대한 축하의 의미였다. 고무열은 24일 3부리그 격인 챌린저스리그 청주직지FC와의 2012년 FA컵 32강전에서도 골을 넣었다. 2경기 연속 골이었다.
박성호는 청주직지FC전에서 지쿠를 대신해 후반 교체 투입됐다. 후반 31분 황진성의 패스를 받아 가볍게 골을 성공시켰다. 박성호의 골에도 전 선수들이 달려나와 얼싸안고 축하해주었다. 박성호는 경기가 끝난 뒤 "포항 공격수들의 운동량이 많아졌다. 이제는 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포항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제 남은 것은 K-리그와 FA컵 뿐이다. 이럴 때 답답하게 막혀있던 고무열과 박성호의 골이 터졌다. 황 감독이 반격의 준비를 마쳤다고 얘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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