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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가 탄생했다. '포스트 박지성'이라는 찬사는 무늬가 아니었다.
밀집수비를 뚫을 교과서적인 해결책이 있다. 1차적으로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해야 한다. 탄탄한 공수 밸런스에서 출발해야 한다. 과욕을 부리면 엇박자를 낼 수 있다. 역습 한 방에 골을 허용하면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측면에 첫 번째 활로가 있다. 상대 선수들이 넘치는 중앙을 뚫기는 쉽지 않다. 밀집수비에는 측면을 활용한 공격 패턴이 가장 효과적이다. 측면에서 숨통이 트이면 수비라인이 분산된다. 자연스럽게 중앙에 공간이 생긴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변화를 선택했다. 9일 카타르전 베스트 11과 비교해 3명의 얼굴이 바뀌었다. 김정우(전북) 염기훈(경찰청) 오범석(수원)이 선발 출전했다. 김정우는 수비형 미드필더, 염기훈은 왼쪽 날개, 오범석은 오른쪽 날개에 포진했다. 최 감독은 밀집수비를 뚫을 적합한 카드로 이들을 내세웠다.
한국은 짧은 패스 위주로 밀집수비를 흔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레바논의 벽은 견고했다. 경기 초반부터 여러차례의 세트피스 기회가 왔다. 전반 6분, 9분, 12분, 14분, 17분, 18분 잇따라 프리킥, 코너킥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밀집수비는 '킬링 패스'로 허물었다. 전반 30분 김보경의 선제골은 박주호(바젤)의 밑그림에서 출발했다. 그는 3명의 수비수들을 단박에 허무는 스루패스를 이근호(울산)에게 연결했다. 밀집수비의 덫에 풀려난 이근호는 왼쪽 페널티에어리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굴절된 볼은 김보경에 안겼다. 그는 환상적인 왼발 발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골키퍼 손을 맞고 골라인을 통과했다.
후반 3분 김보경의 쐐기골은 염기훈이 연출했다. 허를 찌르는 패스 한 방이 적진을 파괴시켰다. 김보경은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았다.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원정에서 카타르를 4대1로 대파하고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한국은 경기종료 직전 구자철의 쐐기골을 묶어 레바논을 3대0으로 꺾고 최종예선에서 2연승을 달렸다. 최강희호는 승점 6점으로 A조 선두를 굳게 지켰다. 일찌감치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큼 다가섰다.
아픔도 털어냈다. 레바논은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에서도 같은 조에 속했다. 한국은 9월 안방에서 6대0으로 대승했지만 11월 원정에서 1대2로 무릎을 꿇었다. 조광래 전 감독은 레바논전을 끝으로 물러났다. 지휘봉을 넘겨 받은 최 감독은 최종예선에서 레바논과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7개월 전의 참사는 눈녹듯 사라졌다. 브라질행은 탄탄대로다.
고양=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