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잉글랜드, 온갖 악재 딛고 이뤄낸 8강진출

기사입력 2012-06-20 07:47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온갖 악재를 극복하고 유로 2012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잉글랜드는 20일(한국시각)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돈바스 아레나에서 열린 D조 최종전에서 공동 개최국 우크라이나에 1대0으로 승리를 거뒀다. 승점 7(2승1무)을 따내며 이날 스웨덴에 0대2로 패한 프랑스(승점4·1승1무1패)를 제치고 조1위로 8강행 티켓을 얻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만큼 희망도 넘쳐났다. 특히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를 통해 두 가지 징크스를 털어냈다. 급하게 지휘봉을 잡은 로이 호지슨 감독의 리더십과 전략이 빛난 결과다.

호지슨 감독의 '팀 스프릿'

대회를 앞둔 잉글랜드 대표팀, 이처럼 악재가 한 번에 몰려올까 싶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당초 이 대회 잉글랜드호의 선장은 카펠로 감독이었다. 그러나 존 테리(첼시)에게서 주장 완장을 뺏은 영국축구협회와 대립하다 경질됐다. 급하게 로이 호지슨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로도 악재는 끊이지 않았다. 램파드, 케이힐(이상 첼시), 베리(토트넘) 등이 부상으로 낙마했고 '베테랑' 리오 퍼디낸드(맨유)를 대표팀에서 제외하자 비난이 일었다. 주전 공격수 루니까지 조별예선 1,2차전에 결장했다.

모든 악재를 이겨낸 것은 호지슨 감독의 '팀 스프릿'이었다. 호지슨 감독은 잉글랜드 '팀'을 바꿔놨다. 대회를 40여일 앞두고 대표팀 감독직에 오른 그는 문제가 될 만한 싹을 처음부터 잘라냈다. 리오 퍼디낸드를 쳐낸 것이 대표적인 예다. 동생 안톤 퍼디낸드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해 문제가 된 테리와 충돌을 막기 위한 결정이었다. 철저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이름값 보다는 팀을 위해 뛸 수 있는 선수를 선택했다. 조별예선에서 철저하게 실리를 추구했다. 프랑스와의 1차전에서 수비 후 역습 작전으로 1대1 무승부를 이뤄냈다. 단 한개의 유효슈팅이 골망을 통과했다. 스웨덴과의 2차전 역전승을 비롯해 시종일관 밀린 우크라이나와의 최종전까지 잉글랜드는 승리하는 축구를 구사했다. '팀 보다 더 위대한 개인은 없다.' 호지슨 감독의 잉글랜드팀은 루니, 제라드(리버풀) 등 세계적인 스타보다 위대했다.

두 가지 징크스 깼다

잉글랜드는 후반 14분 스웨덴이 두 번째 골로 2-1로 앞서가자 악몽이 다시 떠 올랐다. 지긋지긋한 '바이킹 징크스'다. 잉글랜드는 1968년 이후 스웨덴전에서 1승8무3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친선경기에서 1대0으로 이긴게 유일한 승리였다. 그 전까지 43년간 징크스에 시달렸다. 메이저대회에서는 단 한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오 월컷(아스널)의 동점골에 이어 대니 웰벡(맨유)의 재역전골까지 터지자 잉글랜드는 들썩였다. 메이저대회 스웨덴전 첫 승이었다. 43년의 한을 털어냈다. 4일 뒤 잉글랜드는 또 하나의 징크스를 깼다. 최근 메이저대회에서 개최국을 만나 승리를 거두지 못한 '개최국 징크스'다. 잉글랜드는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개최국 스위스를 상대로 2대0 승리를 거둔 이후 58년간 메이저대회에서 개최국에 고개를 숙였다. 유로 1980에서 개최국 이탈리아에 0대1로 패했다. 1992년에는 '바이킹' 스웨덴에 1대2로 패했다. 2004년은 개최국 포르투갈과 8강에서 만나 연장 접전 끝에 2대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부차기 끝에 졌다. 유로 2012 D조 최종전에서 잉글랜드는 개최국 우크라이나를 제압했다. 8강행 확정과 동시에 58년을 묵혀 온 징크스를 깨버린 순간이었다.

돌아온 루니, 그러나

유로 지역 예선 최종전(몬테네그로)에서 퇴장 징계로 본선 두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루니는 우크라이나전에서 첫 선을 보였다. 프랑스, 스웨덴과의 1,2차전을 관중석에서 본 뒤라 몸이 근질근질했다. 호지슨 감독도 공언대로 루니를 선발 출격시켰다. 발이 무거웠다. 패스미스가 잦았고 볼 컨트롤이 미숙했다. 경기 감각, 동료와의 호흡을 걱정하는 우려의 시선이 현실이 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모든 우려를 걷어냈다. 후반 3분, 루니의 헤딩 결승골이 터졌다. 잉글랜드의 무패 8강행을 이끌어낸 한 방이었다. 그러나 과제는 남았다. 조별예선 3경기에서 5골을 넣었지만 화력이 생각 만큼 위력적이지 못하다. 측면을 이용하는 단조로운 공격 패턴만으로 강팀들이 즐비한 8강 이후의 토너먼트를 통과하기란 쉽지 않다. 또 루니의 파트너 조합도 호지슨 감독의 고민이다. 우크라이나전에서 선보인 웰벡과 호흡은 엇박자였다. 앤디 캐롤(뉴캐슬)이나 월콧과의 호흡은 미지수다. 이탈리아와의 8강전을 앞둔 잉글랜드의 숙제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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