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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유로2012 우승까지 3걸음 남았다.
2000년대 초반은 세계 축구는 단연 프랑스의 시대였다. 지단, 조르카에프, 드사이. 데샹(이상 은퇴) 등에 이어 앙리(뉴욕 레드불스), 트레제게(리버 플라테) 등 유럽축구를 호령하는 스타 선수들이 차례로 배출됐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유로2000 우승 모두 프랑스의 몫이었다. 영원할 것 같았던 프랑스의 영광은 구심점이었던 지단의 은퇴와 함께 몰락하기 시작했다. 리베리, 구르쿠프 등 새로운 재능이 등장했지만 강한 임팩트를 보이지 못했다. 결국 프랑스는 유로2008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서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블랑 감독은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프랑스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87세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87세대'는 2004년 유럽청소년대회(17세 이하)에서 스페인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선수들로 벤제마(레알마드리드), 나스리(맨시티), 벤 아르파(뉴캐슬), 메네스(파리생제르맹) 등이 주축이 돼있다. 이들은 아직 성인무대에서 팀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서로에 대한 적대적인 관계 때문이다. 벤 아르파의 경우 나스리, 벤제마와 다툼을 벌인 적도 있으며, 사석에서 서로를 비난하기에 바쁘다. 이들을 팀의 주축으로 활용하고 싶은 블랑 감독의 고민이 깊다. 프랑스는 8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들쑥날쑥한 경기력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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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에 관해선 둘째가라면 서러운 루니(맨유)와 발로텔리(맨시티)는 잉글랜드-이탈리아 성공의 키를 쥐고 있다. 잉글랜드와 이탈리아는 수비와 미드필드 조직력면에서 이번 대회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최전방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선수가 루니와 발로텔리다. 두 선수는 여러모로 닮았다.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았으며, 어려운 상황에서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마법사 기질을 지녔다. 여기에 불같은 성질 탓에 쓸데없는 카드를 받고, 경기장 밖에서 각종 사고를 치는 점까지 루니와 발로텔리의 공통점은 많다.
언제나 당당한 둘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한없이 작아졌다. 루니는 유로2012 예선 몬테네그로와의 최종전 퇴장으로 인한 징계로 프랑스, 스웨덴전에 나서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이 두경기서 1승1무로 선전했지만, 창의성과 득점력면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루니의 공백 때문이었다. 로시의 부상으로 이탈리아 주전 스트라이커가 된 발로텔리는 기대와 달리 스페인과 크로아티아전에서 무수한 찬스를 놓쳤다. 자국 언론의 비난이 쏟아지며 아일랜드전에서는 아예 벤치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두 선수는 최종전에서 나란히 골 맛을 보며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우크라이나전에서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루니는 결승골을 터뜨렸으며, 발로텔리는 아일랜드와의 경기에서 절묘한 오버헤드킥으로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잉글랜드와 이탈리아는 8강전에서도 수비에 초점을 맞춘 경기를 펼칠 것이다. 두 팀의 수비력을 감안한다면 한골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작은 실수를 골로 만들 수 있는 '마법사' 루니-발로텔리의 득점포 가동 여부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