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영의 유로다이어리]기억에 남는 서포터스 3인3색

최종수정 2012-06-21 14:15

KBS N 정인영 아나운서 인터뷰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5.7.

숨가쁘게 달려온 유로2012가 어느덧 중반에 접어들었습니다.

'유로 폐인'들은 점점 그 눈꺼풀이 무거워져 가고 계시겠지만, 이제부터는 더 한치앞을 알 수 없는 승부가 펼쳐질테니, 다들 다시 한 번 일발장전 하자구요! 20일 드디어 8강 토너먼트 진출팀이 가려졌습니다. 16개팀 중에서 절반이 탈락했는데요. 모두들 끝까지 멋진 승부를 보여줬던 만큼, '탈락자는 있지만 패자는 하나도 없었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어느새 정든 팀들을 보내려니 저는 벌써 아쉬운 마음도 드네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팀들 중, 가장 많은 이슈를 낳았던 '서포터스'들을 모아봤어요. 여러분은 어떤 팀들이 기억나시나요?

러시아 '다음 대회까지도 잊지 못할 값진(?) 추억을'

개최국인 폴란드와 한 조에 속하며 16강 진출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러시아. 그러나 첫 경기부터 관중들의 과격한 행동이 논란이 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폴란드와의 경기를 앞두고는 큰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러시아의 국경일이었던 경기 당일, 수많은 러시아 팬들이 폴란드 팬들과 시비가 붙은 거죠. 선수들간의 경쟁은 시작되기도 전에 관중들끼리 불 붙어버린 이 싸움은 결국 '러시아 서포터스, 폴란드에서의 징역 선고'라는 초유의 사태를 낳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경기장 안팎에서 보여준 격한 응원과 진행요원 폭행 등의 이유로 러시아는 유로2016에서 승점 6점 삭감이라는 징계를 받기도 했죠. 덕분에 러시아 선수들과 국민들은 다음 대회가 열리는 4년 뒤까지도 서포터스의 찐~한 응원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일랜드 '3전패여도 괜찮아'

스페인, 이탈리아, 크로아티아와 함께 C조에 편성된 '수비강팀' 아일랜드. 그러나 개막 후 두 경기만에 무려 7실점하며 참가국 중 가장 먼저 탈락을 확정짓는 수모 아닌 수모를 겪었는데요. 하지만 두 번째 경기였던 스페인전, 경기장에 울려퍼진 아일랜드 팬들의 노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찡하게 했습니다. 0대4라는 큰 점수차에도, 탈락 확정이라는 소식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선수들에게 진심어린 응원을 보내며 경기장이 떠나갈듯 노래를 부르던 아일랜드 서포터스. 그만큼 이번 본선 진출이 값지다는 의미라고도 볼 수 있겠는데요. 선수들도 좋은 모습으로 화답하고픈 욕심이 컸을까요. 마지막 이탈리아전 후반부에 앤드류스 선수가 보여준 과격한 행동은 이 감동드라마의 '옥에 티'로 남을 것 같습니다.

크로아티아 '붉은 연기처럼 타오르는 응원 열정'

러시아 응원단 못지않은 열혈 응원을 보여준 팀, 바로 크로아티아 응원단입니다. 개막전 신승을 거둔 크로아티아는 다음 상대인 이탈리아를 만나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그래서였을까요. 관중들이 경기장 안으로 홍염(붉은 연막탄)과 물통을 던져 경기장에 자욱한 연기가 끼기 시작했습니다. 스페인과의 경기에까지 이어진 이 '홍염 투척'은 많은 이들에게 빈축을 샀을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경기 진행에도 어려움을 줬죠. 이외에도 이탈리아의 발로텔리에게 보인 인종차별 야유 탓에 크로아티아 축구협회는 거액의 벌금을 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열정적인 모습은 좋지만, 조금 더 성숙한 응원문화를 보여줬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이 남는군요.


이렇게 온 몸과 마음을 바친 멋진 응원을 보여준 서포터스. 그 열정을 더 오랜시간 볼 수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남지만, 짧았기에 더 강렬했던 기억을 대회가 끝날 때까지, 아니 끝난 이후에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조별리그가 끝났다는 걸 체감하기도 전에 더 뜨거운 토너먼트가 성큼 다가와있지만 저는 앞으로 남은 경기들에 거는 기대와 응원만큼, 탈락한 팀들이 보여준 멋진 경기와 그들이 남긴 추억도 오래 기억하려 합니다.

이제는 두 배, 세 배의 부담을 안고 경기를 치르게 될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것도 잊지 말자구요! 남은 대회도 파이팅입니다!! 유로폐인들! 이제는 정말, 경기가 있는 새벽에는 잠들기 없기예요!!! <KBSN스포츠 아나운서>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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