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면 1. 전반 6분 포항 신진호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동물적인 감각'으로 선방했다.
위의 세 장면으로 골키퍼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 27일 포항전에서 신들린 선방쇼를 펼친 울산 현대의 주전 수문장 김영광(29)이 얘기다.
소속팀에선 언제나 '넘버 원'이었다. 2002년 광양제철고를 졸업한 뒤 서서히 전남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발돋움했다. 일찌감치 A대표팀에서도 발탁됐다. 2004년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최인영-김병지-이운재의 한국축구 골키퍼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대표팀에선 언제나 '2인자'였다. 이운재의 시대가 저물고 김영광이 두각을 나타내는가 했지만 이내 주전 골키퍼 장갑을 정성룡(수원)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조광래호에선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하지만 기회는 남아있다. 올해 최강희 감독이 부임한 뒤 재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2011년 K-리그에서의 활약만 놓고 보면 김영광이 정성룡보다 나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 2차전에서 최 감독의 선택은 정성룡이었다. 그래도 실망하지 않는다. 기회는 열려있다.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한다. 울산 관계자들은 "'운동 홀릭'에 걸린 것 같다. 팀 훈련 외에도 3~4시간씩 개인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어느덧 프로 11년차가 됐다. 어느덧 팀 내 고참급에 속한다. 수더분한 성격으로 후배들을 이끌 나이가 됐다. 특히 팀 내 올림픽대표 수문장 김승규와의 무한경쟁은 자신을 채찍질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철퇴왕' 김호곤 울산 감독은 올시즌 높이가 높은 팀을 상대할 때는 김승규를 출전시키는 경우가 잦았다. 분업화로 포장될 수 있지만 높이에 대한 단점은 김영광에게 스트레스다. 그러나 김영광은 김 감독이 믿고 쓰는 마지막 보루다. K-리그, 아시아챔피언스리그, FA컵 등 '세 마리 토끼'를 쫓는 '철퇴축구'를 가능케 하는 핵심자원이다. 김영광의 선방쇼에 김 감독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고 있다. 울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