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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철(왼쪽)과 기성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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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무대에서 뛰고 있지만 이들의 뿌리는 K-리그였다. 2002년 한-일월드컵 키드인 이들은 10년 만에 모인 4강 신화의 주역들에게 '대~한민국'을 외치며 힘을 불어 넣었다. 박지성(맨유)가 골망을 흔든 뒤 거스 히딩크 감독의 품에 다시 안길 때 온몸에 전율을 느꼈단다. 생각이 확고해졌다. "K-리그에 붐을 다시 일으키고 싶다."
한국 축구의 젊은 피 기성용(23·셀틱)과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이 각자의 'K-리그 사랑'을 소개했다.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TEAM(팀) 2002'와 'TEAM(팀) 2012'의 K-리그 올스타전 관전을 위해 올림픽대표팀 선수단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 취재진과 만난 이들은 '절친'답게 생각도 비슷했다. 서로 농담을 주고 받았지만 말 속에는 뼈가 있었다. 기성용은 "올스타전의 열기가 K-리그로 이어져야 한다. 자철이가 곧 복귀할테니 조금만 기다려달라(웃음)"며 친구를 궁지로 몰아 넣었다. 그냥 있을 구자철이 아니었다. "성용이와 같이 돌아와서 K-리그에 붐을 일으키겠다"고 맞받아 쳤다.
이들은 'K-리그 복귀론'에 대한 생각에서도 의견 일치를 봤다. 한참 고민하더니 구자철이 "군대가야 할때 돌아와야 한다. 나는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기 때문에 여유가 있는데 성용이는 길다"며 먼저 농담으로 입을 열더니 "영향이 있는 선수일때 K-리그에 돌아오고 싶다"며 속마음을 드러냈다. 기성용도 진지함에는 진지함으로 대응했다. "서른 살이 넘어 돌아오기 보다 그 전에 최고로 멋있을 때 K-리그로 돌아오고 싶다."
기성용과 구자철은 지난시즌 유럽무대 연착륙에 성공했다. 새 팀에서 또 한번의 도전에 나선다. 20대의 젊은 패기로 꿈을 쫓아 더 큰 무대에 도전하고 있지만 그들의 마음속 진짜 '꿈의 무대'는 K-리그 였다. "2002년 축구는 10년이 지나도 감동이 있다. 어렸을 때 2002년 월드컵을 보며 꿈을 키우고 지금 이자리에 있다. 우리가 언젠가 K-리그에 돌아와 경기장을 꽉 채우고 싶다."
축구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K-리그에서 보내고 싶다는 23세 동갑내기 콤비의 마음이 10년 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꽉 매웠던 팬들의 발걸음을 다시 축구경기장으로 되돌릴 수 있기를 바란다. 기성용과 구자철이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주변에 몰려든 수백명의 팬들에게서 희망을 엿봤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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