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1)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에서 유력한 주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독일에서 '캡틴 차'가 등장했다.
분데스리가 뒤셀도르프의 차두리(32)가 지난 19일(한국시각)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파니티나이코스(그리스)와의 프리시즌 두 번째 경기에 주장 완장을 차고 출전했다. 오른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차두리는 전반 시작과 동시에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지만 이를 놓치며 득점에 실패했다. 45분을 소화한 뒤 교체 아웃됐고 뒤셀도르프는 0대1로 패했다.
팀에 합류한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선수가 주장 완장을 찼다. 프리시즌일지라도 주장은 팀의 대표 얼굴이다. 그라운드에서는 감독을 대신해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 아무에게나 쉽게 허락되는 주장 자리가 아니다.
그렇다면 프리시즌의 '캡틴 차'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또 실제로 2012~2013시즌 주장 완장을 찰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차두리가 마이어 감독의 깊은 신임을 받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마이어 감독이 직접 "차두리는 반드시 우리 팀의 리더가 돼야 한다. 분데스리가에 처음 진출했을 때처럼 어린 선수가 아니다. 경험이 풍부한 만큼 책임감을 갖고 팀을 이끌어야 한다"며 차두리에게 리더 역할을 주문했을 정도다. 그러나 올시즌 대대적으로 선수를 영입하며 리빌딩을 시도하고 있는 노버트 마이어 뒤셀도르프 감독의 실험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 뒤셀도르프 주장은 안드레아스 람버츠(28)였다. 람버츠는 뒤셀도르프가 4부리그부터 1부리그 승격하는 동안 팀을 지킨 프랜차이즈 스타다. 지난 시즌에도 2부리그에서 주장을 맡아 팀을 분데스리가로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 무대가 바뀌었다. 뒤셀도르프는 15년 만에 분데스리가에 진출했다. 분데스리가 경험이 많은 선수가 팀을 이끌기 바라는 마음에서 마이어 감독이 실험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마이어 감독이 팀 공헌도가 높은 람버츠를 외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차두리의 에이전트인 C2글로벌의 추연구 이사는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아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맞지만 감독이나 팀내에서 람버츠에 대한 신임이 상당히 두텁다. 차두리가 주장을 맡을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프리시즌 경기에 각각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박지성과 차두리. 주장 선임 여부는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세계 축구의 중심인 유럽의 빅리그에서 한국선수들의 높아진 입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