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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들이 돌아왔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감동은 여전히 가슴을 때린다.
홍명보호와 '세키즈카 재패', 한-일전이 그랬다. 축구는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스포츠다. 클럽팀도 마찬가지다. 유니폼 색깔이 다르면 적이다. 셀틱과 레인저스의 올드펌 더비(스코틀랜드), 리버풀과 에버턴의 머지사이드 더비(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엘 클라시코(스페인) 등 세계적인 더비들은 늘 '일촉즉발의 전운'에서 출발한다. 장외는 언제 폭발할 지 모르는 위기감이 감돈다. 일전이 벌어지는 날에는 도시 전체가 싸움터다. 경기장 주변에는 수시간 전부터 기마경찰이 순찰한다. 일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거칠다. 그라운드가 전장이다. 선수는 물론 감독, 팬들이 90분내내 흥분의 끈을 놓지 않는다. 모두가 승리의 포효를 꿈꾸는 전사들이다. 더비가 가진 최고의 매력이다. 팬들의 반색할 수밖에 없다.
서울과 수원전도 동색이다. 슈퍼매치, 클래식 더비, 수도권 더비, 영원한 맞수 등 두 팀의 만남에는 수식어부터 홍수를 이룬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아시아 최고의 더비(Asia's top derby)'로 꼽고 있다.
전쟁이다. 서울은 수원에 5연패를 당하고 있다.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후 3연패를 당한 최용수 서울 감독은 "나는 물론 선수들도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다"고 했다. 서울만 만나면 웃는 윤성효 수원 감독은 여유가 흐른다. "서울전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들도 부담 없이 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서울이 우리를 이기려는 부담 때문에 오히려 경기가 안 풀릴 수도 있는 것 같다." 심리전이다.
온도 차는 있다. 최근 상황은 서울이 훨씬 낫다. 3경기 연속 역전승을 연출한 서울은 26라운드에서 승점 58점(17승7무3패)으로 1위를 탈환했다. 2위 전북(승점 57·17승6무4패)과의 승점 차는 1점이다. 수원은 서울전을 앞두고 겨우 분위기를 쇄신했다. 7월 5경기 연속 무승(2무3패)에 시달리다 인천을 꺾고 살아나는듯 했지만 또 2경기 연속 무승(1무1패)으로 팬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11일 상주를 3대1로 꺾고 소강 국면이지만 앙숙 전쟁의 패배는 치명적이다. 수원은 승점 48점(14승6무7패)으로 4위에 포진해 있다.
지난해 두 차례 충돌의 평균 관중이 무려 4만8072명이다. 4월 첫째 날 올시즌 첫 대전에서도 4만5192명이 운집했다. A매치보다 인기가 더 높다. K-리그에서는 이번이 시즌 두 번째 만남이다.
전운이 다시 감돌고 있다. 살벌한 분위기는 마침표가 없다. 8월, 가장 뜨거운 한 주가 시작됐다. 서울과 수원의 빅뱅에 그라운드가 춤을 추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