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한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이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선수단이 공항 내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마중나온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인천공항=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아쉽기는 해도 나라를 위해 나서는 길을 막을 수 있나."
홍명보호에 선수를 내줬던 한 구단 관계자의 한숨섞인 말에는 응원과 우려의 메시지가 교차했다.
한 달전 홍명보호에 차출된 K-리거는 정성룡(수원)과 이범영 김창수 박종우(부산) 윤석영(전남) 오재석(강원) 김기희(대구) 김현성(서울) 등 모두 8명이었다. 이들을 내주는 6구단의 심정은 각양각색이었다. 생애 한 번 뿐인 올림픽 출전의 기회는 소속팀에게도 영광이다. 그만큼 능력있는 선수를 길러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계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은 상황이 다르다. 천당과 지옥이 공존한다. 정규리그 30경기를 마친 뒤 8개팀이 상하위 그룹으로 나뉘어 홈앤드어웨이 경기를 치르는 '스플릿 시스템'이 도입됐다. 상위리그는 우승 타이틀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다툰다. 하부리그는 더 치열하다. 강등팀을 놓고 치킨게임을 해야 한다. 순위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주전급 선수 한 명의 공백이 아쉬운 이유다.
그들이 돌아왔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첫 메달 획득에 성공하면서 새 역사를 썼다.'병역 면제'라는 선물도 안고 왔다. 개인 뿐만 아니라 소속팀 입장에서도 만족스런 성과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구단이라는 영예는 기본이다. 이들의 얼굴을 보기 위해 구장을 찾을 잠재적인 팬들의 가치는 상상 이상이다. 흥행몰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더불어 '병역 면제'라는 이득을 통해 향후 이적 협상에서도 실리를 취할 수 있는 기반도 만들어 졌다.
정성룡이 떠난 사이 가시밭길을 걸었던 수원 삼성은 화색이 돈다. 18일 FC서울과의 K-리그 28라운드를 앞둔 가운데 천군만마를 얻었다. 양동원이 그동안 공백을 잘 메워주기는 했다. 그러나 주전 골키퍼 정성룡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정성룡의 가세로 수비라인이 한층 안정감을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부진 속에 리그 최하위로 떨어진 전남 드래곤즈도 윤석영의 복귀가 반갑다. 공격 보강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수비에 윤석영의 가세로 힘이 실리게 됐다. 중위권 수성을 노리는 대구FC와 갈 길 바쁜 강원FC도 김기희와 오재석 두 선수의 복귀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서울은 김현성의 복귀로 데얀과 정조국, 몰리나, 최태욱이 지키고 있던 공격라인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호에 가장 많은 세 명의 선수를 내준 부산 아이파크는 주전 미드필더 박종우가 복귀하면서 공수 연결고리를 복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풀백 김창수의 부상이 못내 아쉽다.
관건은 체력이다. 8명의 선수 모두 한 달전부터 런던올림픽 본선을 준비하면서 극도의 긴장감과 피로를 안고 있었다. 동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물을 얻기는 했으나, 1주일 간의 시간동안 몸과 마음을 추스려 그라운드에서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부산은 김창수의 부상 외에도 '독도 세리머니' 이슈가 정리되지 않은 박종우를 당장 활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살림은 없는 것보단 있는게 더 낫다. 피말리는 순위싸움 와중에 성과와 자신감을 안고 돌아온 홍명보호 K-리거의 복귀는 중요한 막판 변수가 될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