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민 잃은 포항, 그래도 '주장' 황지수 있음에

기사입력 2012-08-19 21:03


신형민은 눈물을 쏟았다. 5년간 뛰던 스틸야드 한복판에서였다 .유니폼이 아닌 사복을 입고 있었다. 신형민은 19일 포항과 대구의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8라운드 경기에 앞서 홈팬들 앞에 섰다. 작별 인사를 위해서였다. 신형민은 아랍에미리트(UAE) 알 자지라로 이적하게 됐다. 눈물을 흘리는 그에게 관중들은 "울지마"라고 격려했다. 인사말을 마친 신형민은 서포터스 앞으로 가 큰절을 하며 그동안의 고마움을 표현했다.

신형민의 눈물에 그 누구보다 더 가슴 가득 감동을 담은 이가 있었다. 그는 선수 입장 터널에서 신형민을 지켜봤다. 신형민이 차고 있던 주장 완장을 대신 차고 있었다. 황지수였다.

2008년이었다. 황지수는 여권 상의 등록 문제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뛰지 못했다. 신형민에게는 기회였다. 입단 첫해 신형민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뛰며 자신의 가치를 올렸다. 어찌보면 황지수가 없었다면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 신형민도 없었을 것이다.

신형민이 떠나자 황지수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신형민의 몫을 해주어야 했다. 신형민은 포항 허리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수세 시 상대 공격 저지의 최일선에 서 있었다. 공격과 수비를 조율하는 능력도 좋았다. 신형민은 포항의 핵심이었다. 이제는 모두 황지수의 몫이었다. 황선홍 포항 감독도 "(황)지수가 해주어야 한다. 지수를 믿는다"고 했다.

부담이 컸다. 공백때문이었다. 2009년 10월 황지수는 팀을 떠났다.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했다. 3부리그격인 챌린저스리그 양주시민구단에서 뛰며 몸을 만들었다. 지난해 10월 소집해제를 한달 앞두고 포항으로 돌아왔다. 누구보다도 훈련에 열심이었다. 포항과 3년 재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황지수는 신형민의 백업으로 나섰다. 꾸준히 감각을 회복해나갔다. 신형민이 떠났음에도 포항이 크게 걱정하지 않은 것은 황지수의 회복세 덕택이었다.

대구전에 나선 '주장' 황지수는 누구보다 많이 뛰었다. 중원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대구 공격의 시발점인 레안드리뉴를 못살게 굴었다. 전성기 자신의 별명이었던 '한국의 가투소'같은 모습을 보였다. 공격 전개에서도 나름의 역할을 했다. 신형민과는 또 다른 스타일이었다. 자신의 중원 파트너인 이명주를 적극 활용했다. 자신은 상대의 공격을 끊고 이명주를 연결 고리로 활용했다. 황지수의 활약에 포항은 중원을 장악했다. 안정적인 경기를 펼친 포항은 대구를 4대2로 눌렀다. 승점 44점(13승5무10패)을 확보하며 제주(승점42)를 제치고 6위로 올라섰다. 1골-2도움을 기록한 황진성은 K-리그 통산 7번째로 50도움(33골-50도움)을 돌파했다.

한편, 하석주 감독이 데뷔전을 치른 전남은 경남 원정에서 후반 38분에 터진 김영욱의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거두며 12경기만에 승리를 신고했다. 전남은 승점 26(6승8무14패)으로 강원(승점 25·7승4무17패)을 끌어내리고 탈꼴찌에 성공했다. 성남은 2골을 넣은 레이나의 활약에 힘입어 상주를 3대0으로 제압했다.


포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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