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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같았던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와 함께 병역 혜택까지 받으며 가속 페달을 밟게 된 기성용의 앞길엔 엄청난 관심이 쏠리곤 했다. 이 선수를 품기 위해 적잖은 팀들이 경쟁에 나섰고, EPL의 스완지가 사실상 다음 행선지로 정해진 상태다. '스완지'라는 도화지에 그림을 채워나가던 라우드럽 감독이 '기성용 색'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기대해볼 수 있는 그림은 어떤 모습일까?
스완지가 그렸던 그림, 어떤 내용?
스완지는 어떠한 무기로 QPR을 완파했을까. 경기 내용은 경직된 4-4-2에선 상상하기 힘든 스타일의 연속이었다. 특히 측면의 라우틀리지와 나단 다이어가 굉장히 활발하게 움직여주며 중앙으로 들어오는 빈도를 높였고, 이는 공격진-허리진-수비진으로 이어지는 스완지의 3열 시스템에 열을 늘려주었다. 열이 늘어나면서 공격으로 나갈 때 거쳐 갈 선수들이 많아졌고, 넓게 퍼져있던 선수들이 중앙으로 모이다 보니 동료들 간의 거리는 자연스레 좁아졌다. 숏패스 위주의 축구를 구사하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한편 측면 미드필더가 중앙으로 들어오면서 본래 공간이 비게 됐고, 이를 메우기 위해 측면 수비의 활발한 오버래핑이 뒤따르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이 공간을 향해 필사적으로 뛰어드는 움직임은 예상 외로 찾아보기 힘들었다. 5골 중 4골을 중앙에서 전개된 공격으로 성공시켰고, 예외적 경우인 미추의 두 번째 골 역시 측면에서 중앙으로 꺾어 들어오는 움직임에 의해 완성됐다는 점이 이를 증명해준다. 이제 막 첫 경기를 치른 터라 QPR 측면 미드필더의 공격력이 부담스러웠는지, 아니면 계속 이 정도 수준의 라인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선 확실히 단정 짓기 힘들지만, 첫 경기에서 나온 스완지의 볼 흐름은 분명 중앙 지향적이었다.
'기성용 색' 선택한 스완지, 기대할 수 있는 그림은?
라우드럽 감독이 기성용을 택한 이유를 제대로 알기 위해선 이 선수가 낼 수 있는 '색깔'을 스완지에 입혀볼 필요가 있다. 자잘한 짧은 패스로 아기자기한 맛을 내던 스완지, 그 속에서 최전방 그라함은 좀처럼 존재감을 발산하지 못했다. 이런 스완지가 공중볼도 적당히 섞어 다양한 맛을 내줄 수 있는 선수를 찾는다면 기성용이 적격이라는 생각이다. 그라함과 미추의 발밑뿐 아니라 훤칠한 신장까지 활용하고자 한다면 이 팀엔 기성용처럼 정확한 롱패스를 제공할 수 있는 후방 플레이메이커가 절실하다. 여기에 공격 진영으로 올라가 속 시원한 중거리 슛팅을 날릴 수 있는 능력도 장착했으니 기성용의 '발끝'으로 얻게 될 장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셀틱을 거치면서 몰라보게 발전한 수비력도 그를 돋보이게 하는 매력 포인트다. 경기의 맥을 정확히 짚어내 상대 공격의 중요한 길목을 틀어막는 데 능하고, 여기에 태클을 마다치 않는 플레이는 수비 반경을 넓혀준다. 또, '저 선수가 저렇게 단단했었나?' 싶을 정도로 몸싸움을 즐기는 모습, 상대 선수들과의 기 싸움에서 절대 뒤지지 않는 모습은 팀의 사기를 수직 상승시킬 것이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침투하며 아낌없이 중거리 슛팅을 퍼부었던 QPR, 이를 막기 위해 몸 날리느라 바빴던 스완지, 이런 문제엔 기성용의 수비력이 해답이 될 수 있다.
활동량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비록 빠른 발을 가진 선수는 아니나, 부지런함으로 폭넓게 뛰어줄 수 있는 선수다. 미추가 볼을 받아 공격을 전개하기 위해 아래 진영까지 내려왔을 때에도 공격력과 공격 숫자를 유지하기 위해선 측면이 잔잔해선 안 된다. 측면 수비들이 더 과감히 치고 올라가야 상대를 더욱더 맹렬히 몰아칠 수 있는데, 홍명보호에서 윤석영과 김창수의 오버래핑을 커버했던 기성용의 활동량이라면 스완지에서의 전망도 맑다. 측면 공격 옵션도 늘릴 수 있는 '기성용 색'이라면 만족할 만한 멋진 그림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