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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즈파크레인저스(QPR)의 박지성(31)은 '멀티 플레이어'다. 주로 윙어로, 때로는 스트라이커, 중앙 미드필더 등 모든 공격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맨유 소속 당시에는 측면 수비수까지 담당했을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올시즌 둥지를 옮긴 QPR에서 부여받은 주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다. 개막 이후 컵 대회를 포함해 세 경기 연속 중원을 지휘했다. 2일(한국시각) 맨시티전에선 달랐다. 측면에 자리잡았다. 익숙한 포지션이었다. 지난 7시즌 동안 맨유에서 책임졌던 공간이었다. 마크 휴즈 QPR 감독은 에스테반 그라네로-알레한드로 푸를린으로 중앙을 꾸렸다. 그러나 결과는 1대3 패배. 박지성은 영국 언론으로부터 혹평을 피할 수 없었다.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 스포츠는 '사발레타에 막혀 아무런 변화를 주지 못했다(Got little change out of Zabaleta)'고 평가했다. 골닷컴은 '실질적으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많이 뛰기는 했지만 맨시티 미드필더 근처에도 따라오지 못했다. 볼을 가졌을때 창조성이 부족했다'고 했다. 사실 이 정도까지 맹비난을 받을 경기력은 아니었다. 홀로 고군분투했다. 줄기차게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위험지역에서 프리킥도 자주 얻어냈다.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수비진의 부담을 덜어줬다. 단지, 골 결정력이 아쉬웠을 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박지성의 포지션보다 QPR의 조직력이다. 시즌 초반 QPR의 부진은 박지성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폭풍 영입으로 확실히 전력이 향상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조직력은 또 다른 세계다. 스타 플레이어들을 응집시킬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아직도 QPR 내부에는 섬이 많다. 선수들의 움직임은 제각각이다. 조금씩 조직력이 좋아지고 있지만, 시간이 더 필요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박지성이 어느 포지션을 소화해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가깝게는 그라네로와, 멀게는 숀 라이트-필립스와도 활발하게 포지션을 바꾸는 모습이 자주 연출돼야 한다. 그러나 수비에 치중해야 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공격 시에도 측면이나, 이동한 중앙으로 연결되는 패스의 빈도가 낮다. 시즌 첫 승이 요원한 QPR이 부활하기 위해선 '박지성 시프트'가 절실하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