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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명실상부한 중동의 맹주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내놓은 10월 랭킹에서 중동팀 중 가장 높은 순위(58위·아시아 4위)를 기록했다. 중동팀 답지 않게 개인기와 스피드보다는 힘과 선굵은 스타일을 추구한다. 그동안 한국을 애먹인 이유 중 하나다. 1974년 이래 테헤란에서 한국에 패한 적이 없은 이란은 이번에도 '아자디 스타디움이 한국의 지옥이 될 것'이라고 큰소리 치고 있다. 그러나 틈은 있기 마련이다. 이란은 완벽한 팀이 아니다. 최강희호가 사상 첫 테헤란 원정 승리를 가져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카를로스 퀘이로스 이란 감독은 한국전을 앞두고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아슈칸 데자가(풀럼)와 레자 구차네자드(생트롱)를 불러들였다. 데자가는 독일, 구차네자드는 네덜란드 청소년대표팀에 발탁됐을 정도로 기량을 인정 받았다. 데자가는 3차예선에서 활약하며 어느 정도 기랴을 인정 받았지만, 동료들과의 호흡은 완전치 못하다. 부상으로 풀럼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지난 시즌 벨기에 주필러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구차네자드는 이번이 이란 대표팀 데뷔전이다. 활약을 장담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역전의 용사들, 과연 제 몫 할까?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네쿠남은 전면에서, 카리미는 팀 내부에서 정신적 기둥 역할을 하면서 동료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 그라운드에서 승부의 추를 뒤바꿀 만한 모습을 보여줄 지는 미지수다.
전쟁 전부터 장수가 흔들리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카를로스 퀘이로스 감독을 둘러싼 분위기다. 최종예선 세 경기서 1승1무1패, 단 1득점이라는 부진한 결과에 그치자 경질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9월 레바논과의 최종예선 3차전에서 패하면서 이란 내 여론이 들끓었다. 이란 카비르뉴스는 '레바논전 패배 뒤 이란 팬들이 퀘이로스 감독에 화가 단단히 났다'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퀘이로스 감독이 코치로는 뛰어나지만 감독감은 아니라고 지적한다'고 비꼬았다. 맨유에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보좌하는 뛰어난 수석코치였던 그의 경력을 빗댄 것이다. 이란 축구전문사이트인 페르시안풋볼닷컴에도 퀘이로스 감독에 대한 비난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A조 선두인 한국과의 맞대결, 38년간 이어지고 있는 이란의 무패 기록은 되려 퀘이로스 감독이 '승리'의 압박감에 시달리기에 충분한 요인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