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일본이 11년 전 프랑스 원정 0대5 대패 설욕에 나선다. 2001년 6월 10일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1년 FIFA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에서 프랑스에 패한 일본 선수단(왼쪽)이 프랑스 선수단의 환호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스포츠조선DB |
|
2001년 3월 25일은 일본 축구 굴욕의 날이었다.
필립 트루시에 감독이 이끌던 일본은 최전성기를 달리던 프랑스와 생드니에서 맞붙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둔 시기였던 만큼 일본의 기대감은 컸다. 유럽 무대를 휘젓던 나카타 히데토시를 앞세워 거함 프랑스를 격침시키겠다고 큰소리 쳤다. 그러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지네딘 지단의 페널티킥 선제골을 시작으로 골키퍼 나라자키 세이고의 실책, 후반전 실뱅 윌토르의 득점과 다비드 트레제게의 멀티골까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나카타가 중거리슛을 잇달아 시도하면서 답답한 공격의 활로를 뚫으려 했지만, 골키퍼 파비앙 바르테스의 선방에 번번이 막혔다. 야심차게 준비한 첫 프랑스 원정은 그렇게 허무하게 마무리가 됐다. 2003년 생테티엔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조별리그 경기에서 일본은 접전 끝에 프랑스에 1대2로 석패했다. 2년 전 결과에 비해 나은 성적표를 얻었지만, 당시의 프랑스는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뒤 하락세를 그리고 있었다.
일본이 세 번째 프랑스 원정에 나선다. 장소는 11년 전 치욕의 역사를 쓴 생드니와 맞닿은 파리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일정이 없는 기회를 활용하고자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은 유럽행을 택했다. 유럽과 남미를 대표하는 강호인 프랑스, 브라질과 차례로 맞대결을 펼친다. 첫 경기는 12일 펼쳐지는 프랑스전이다. 자케로니 감독은 가가와 신지(맨유)와 혼다 게이스케(CSKA모스크바) 나가토모 유토(인터 밀란) 등 일본이 자랑하는 해외파를 총동원하면서 가능성을 테스트하겠다는 자세다.
프랑스의 분위기는 다르다. 일본전보다는 이어질 브라질월드컵 유럽예선 스페인 원정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대표팀 감독은 최근 A매치 출전 정지 징계가 풀린 사미르 나스리(맨시티), 하템 벤아르파(뉴캐슬), 얀 음빌라(렌) 뿐만 아니라 요앙 구르퀴프(리옹) 등 주전 일부를 제외했다. 데샹 감독은 "스페인전을 잘 치르기 위해서는 일본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면서도 승리에 대한 자신감은 숨기지 않았다. 가가와의 팀 동료 파트리스 에브라(맨유)는 대표 소집을 앞두고 가가와에게 "일본에는 미안하지만, 프랑스에게는 쉬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해 일본 언론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사실 일본도 고민은 있다. 경기를 치르기도 전에 오카자키 신지(슈투트가르트), 마에다 료이치(이와타) 등 주력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비테세에서 활약 중인 장신 공격수 마이크 하베나르가 원톱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이나 활약 여부는 미지수다. 급거 소집된 J-리그 득점 선두 사토 히사토(히로시마)는 훈련 시간이 워낙 짧아 동료들과 발을 맞출 여유가 없었다. 가가와는 "인내심을 갖고 압박과 패스를 전개하면 상대는 무너질 것이다. 뒷공간을 노리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번 A매치데이에는 평가전 뿐만 아니라 브라질월드컵 각 대륙별 예선이 진행된다. 유럽에서는 러시아와 포르투갈이 조 선두 자리를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친다. 터키-루마니아, 세르비아-벨기에, 아일랜드-독일, 그리스-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웨일스-스코틀랜드전이 관심을 끈다. 남미에서는 예선 2위를 달리고 있는 콜롬비아와 최하위로 떨어진 파라과이가 맞붙고,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도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